대통령 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빅3 대선 후보(박근혜, 문재인, 안철수)의 경제정책들이 하나 둘 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경제정책에 대해 총론으로 경제민주화라는 큰틀에는 세 후보 모두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서로간에 입장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기업 수의 99.9%(약 300만개)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세 후보의 정책 구상을 비교해 봤다.
17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 성장사다리 복원을 통해 역동적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3대정책과제를 발표했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1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와 전통시장을 찾아 문재인의 경제민주화 구상 첫번째로 '골목상권 보호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10대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중소기업 대책 공약을 발표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 안철수, 성장사다리 복원…'중견기업육성법' 제정 = 안철수 후보는 17일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 성장사다리론을 들고 나왔다. 즉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가기 전 단계인 중견기업으로 성장할수 있도록 하는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안 후보는 자신의 창업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기고, 이것이 새롭게 일자리를 창출할 수있는 가장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중견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위해 '중견기업육성법'을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중단되는 세제혜택을 일정기간(5년) 연장하는 방안과 대기업 위주의 R&D 지원정책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구체적인 R&D 지원정책으로 정부의 R&D 지원금은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제공하고, 중소기업들이 저가의 비용으로 상품화 기술개발을 위탁할 수 있는 중소기업 전용 R&D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 관련 역할을 강화해 중소기업의 불공정거래 피해를 줄이는 방안도 담았다.
◇ 문재인, 중소기업 살려 함께 잘사는 경제…'중소기업부 설치' = 문재인 후보는 지난 11일 자신의 경제민주화 구상에 대해 '경제민주화는 함께 잘 사는 경제'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대기업의 경쟁력을 깎아내리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요소들을 제거해서 건강한 시장경제를 촉진하자는 것"이라며 "골목상권과 중소기업을 살리는 경제민주화 정책과제 달성을 위해 '중소기업부'를 설치하는 등 정부의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방안으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적합한 업종을 지정, 재벌 대기업의 신규진입 억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유통업체 입점시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권익보호를 위해, 리뉴얼 및 매장확장시 비용 분담 의무화를 제시했다.
하도급 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방안으로는 ▲납품단가 협상시 중소기업 협동조합이 공동으로 구매, 납품, 교섭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 개정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대폭 강화 ▲부당한 납품단가 후려치기, 납품대금 미지급, 물품수령 거부 등 불공정 거래행위 전반으로 확대, 손해배상액 최고 10배 상향 조정 ▲공정거래위원회 역할 강화, 하도급거래 주요 정보 공개 등 불공정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는 안을 내놨다.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하는 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원자재가격-납품단가 연동제, 이익공유제 시행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지수를 평가해 공시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어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청년취업자에 대한 임금 보조, 사회보험료 감면, 대학 장학금 지급, 공공임대주택 입주 등 다양한 혜택 제공 ▲우량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금융제도 혁신하는 방안을 담았다.
◇ 박근혜, 대-중소기업간 공정경쟁…'경제선순환' 논리 = 박근혜 후보가 주장하는 경제민주화의 핵심 내용은 대-중소기업간 공정 경쟁이다.
박 후보는 지난 9일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성장과 일자리 창출, 일자리와 복지가 선순환하는 가운데 국민들이 꿈을 이루고 행복을 누리는 경제체제를 만드는 것이 '박근혜 경제'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부당한 거래를 요구할 때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해 제재를 가하고, 중소기업에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대기업과 경쟁 관계가 유지되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
이를 위해 박 후보는 "대기업의 경제력 남용, 불공정행위 등은 확실히 바로잡겠다"며 "대기업 불공정 행위, 대 주주의 사익추구 등은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치 못한 거래, 시장지배력 남용, 대주주의 사익 추구 문제를 철저히 바로잡는 것"이라며 "경제민주화가 재벌해체 또는 재벌 때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