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치위' 출범·책임총리제 제안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정치쇄신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문 후보가 22일부터 시작하는 한 주를 '정치쇄신' 기간으로 명명하고 새로운 정치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문 후보는 이날 오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국회의원 및 재벌 징계 강화 ▲의석 수 조정 ▲책임총리제 도입 등의 안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이외의 권한을 갖지도 않고 책임총리와 권한을 나눌 것"이라며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또한 문 후보는 금주 내에 쇄신을 위한 방안으로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기로 했으며 정권이나 권력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타운홀미팅을 갖기로 했다.
문 후보가 이렇게 정치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를 단일화 논의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고도 해석된다.
그동안 문 후보는 안 후보와 정책 선거 혹은 정책 경쟁을 하겠다는 입장을 주장해왔다. 결국 정책 싸움이 최대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문 후보가 선택한 것은 바로 정치쇄신이다. 정치쇄신에 대한 바람은 '안철수 현상'의 발로다. 안 후보를 지지하는 중도층은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 실망감이 마음에 크게 자리잡고 있다. 그 반대급부로 안 후보가 '정치쇄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는 정당에 속해 있는 문 후보 자신이 구태정치의 일부라는 논리가 된다. 정치경력 측면에서 따진다면 문 후보는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한 정치초년생인데다가 풍기는 분위기 또한 청렴하면서 깔끔한 신사적인 이미지다.
이 같은 면은 안 후보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문 후보의 공동정치혁신위원회 구성 제안을 '당리당략'이라고 하면서 거절했다. 문 후보가 기존 구태정치에 속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 후보로서는 이런 구도를 깰 필요가 있다. 정책이나 이미지가 많이 겹치는 상황에서 문 후보 스스로가 구태정치 혹은 기존 정당정치의 틀에 갇혀버린다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문 후보의 행보는 안 후보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정치쇄신 이슈를 가지고 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지난 2주간은 지지율에 변화가 없었다"며 "10월 말로 가면 후보 간 지지율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어젠다' 싸움이 지지율 변화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