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준 국세청 차장에게 쏠린 '눈'들 = 23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야권 의원들은 국감방해죄로 자신들이 검찰에 고발한 이현동 국세청장에게 질의하지 않겠다며 박윤준 국세청 차장을 증인대로 불러 세웠다. 박 차장은 이 국세청장을 대신해 야권 의원들과 질의답변을 했다.
지난 11일 파행됐던 국세청 국정감사가 23일 이어졌다.
당초 이날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전 피감기관에 대한 종합감사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오전 시간은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로 진행됐다.
이날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기됐던 우려는 기우(杞憂)였다. 지난 11일 국세청 국정감사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태광실업 표적세무조사 의혹 등 각종 정치적 이슈는 사라졌고 그 빈자리는 국세청 세무행정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촉구하는 정책이슈가 채웠다.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 첫 질의자로 나서, 국세청 국정감사 파행에 대한 이현동 국세청장의 사과를 요구했고 이 국세청장은 "미숙한 대처로 많은 불편을 끼쳤다.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조세피난처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국세청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김 의원은 "30대 재벌그루블 중심으로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운영현황 등을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 국세청장은 국제공조 등을 강화해 관리를 엄정히 하겠다고 답변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도 파산기업 인수.합병과 관련한 조세채권 징수규정 개선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이 국세청장은 "문제점을 재검토해서 필요하다면 관련 규정을 바로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이만우 의원도 대기업들의 금융계열사를 활용한 퇴직연금 일감몰아주기 문제를 부각시킨 뒤 국세청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이 국세청장은 "올해 거래분에 대한 법인세 신고 종료 후 과세요건이 되면 엄정 과세하겠다. 법 개정도 기획재정부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야권 의원들도 정책이슈를 주로 언급했다.
다만 야권 의원들은 국감방해죄 명목으로 검찰고발한 이현동 국세청장에게 발언권을 줄 수 없고, 국세청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 국세청장이 아닌 박윤준 국세청 차장을 증인대에 세운 뒤 질의답변을 진행했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의원은 전관예우를 받는 변호사들의 탈세가 만연해 있다며 국세청이 강력한 세무조사 등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홍종학 의원은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위해 영치한 납세자의 회계장부 등 관련 서류를 조사 이후 제대로 반환했는지 등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 관리가 소홀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제도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또 김동일 나주세무서 계장이 최근 국세청 내부인트라넷에 올린 글을 재차 낭독한 뒤, "이 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국세청이 이를 삭제했다. 내부의 반성 목소리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국세청 조직은 죽은 조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여야 의원들은 국세청의 고액 조세불복 행정소송 패소율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전문인력 보강 등 대처능력 강화를 요청하게도 했으며, 직원들의 비리행위를 차단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야권의원들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음주문화센터 폐지와 관련한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기도 했다. 야권의원들은 국세청의 주류산하단체 낙하산 인사관행 등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