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 전문위원실 지적…"세수추계 현실성 높여야"
정부가 매년 집계하는 근로소득세수 금액이 과다추계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수추계가 구체적인 취업자 특성과 임금근로자에 비해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정규직, 영세 자영업자 등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실은 1일 '세입·세출 예산 검토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고용의 질(質)을 고려하지 않은 근로소득세 추계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위원실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취업자 수가 31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측, 근로소득세 세입예산을 22조2238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올해 세수실적 전망치(19조166억원)와 비교해 무려3조2072억원(16.9%)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보고서는 "정부는 내년도 근로소득세 추계 시 취업자의 유형과 고용의 질에 대한 고려 없이 전체 숫자가 증가했다는 점만 반영했다"며 "면세점 이하 저소득 근로자 등 열악한 고용형태가 증가하는 점을 감안할 때 근로소득세가 과다 추계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근로소득세 추계 시 '명목임금'과 '취업자수' 등 2가지 변수를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취업자 상승 폭(31만명↑)만 반영했을 뿐 증가된 일자리의 근로형태 등 고용의 질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취업자 수가 전년대비 증가하고 있지만, 50세 이상 고령층과 자영업자 및 단시간 근로자 증가가 대부분이어서 근로소득세수 증가와의 상관관계가 예전보다 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만명 증가했으나, 50세 이상 취업자가 51만1000명 증가한 반면, 한창 일할 시기인 20~49세 취업자는 9만7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기간 임금근로자는 전년대비 1.6% 증가했으나 자영업자 수는 이보다 많은 3.1% 증가율을 나타냈고, 주당 36시간미만 비정규직, 계약직 근로자 증가율도 2.5%로 상용근로자에 대해 더 증가 폭이 컸다.
보고서는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증가하는 취업자는 자영업자인 경우가 많아 급여수준이 근로자 전체 평균의 75% 수준에 불과하고, 취업시간 36시간 미만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급여가 낮은 비정규직이 많다"며 정부 세수추계의 부적절한 측면을 지적했다.
특히 취업형태가 불안정한 근로자들은 대체로 면세점 이하(2010년 기준 1770만원)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는 게 전문위원실의 판단이다.
정부의 근소세 과다추계 현상은 작년 예산과 실적 차이를 통해서도 입증된다.
실제로 올해 취업자는 작년 정부가 예산편성을 하면서 전망한 2444만명보다 22만명 증가한 2466만명, 명목임금상승률도 당초 전망치인 5.5%보다 높은 5.8%로 예상되지만 근소세 증가금액은 당초 예산액(20조3095억원)보다 고작 1%(2000억원)늘어난 데 그칠 전망이다.
전문위원실은 "기획재정부는 근로소득세 추계시 면세점 이하의 취업자수 및 고령층·단시간 취업자 수 등 고용의 질을 반영할 수 있는 지표를 사용하는 등 근로소득세 과세기반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추계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개선대책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