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딜로이트 안진은 7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경제민주화와 복지사회의 실현을 위한 조세제도의 개혁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사진 = 김용진 기자)
회계법인 딜로이트 안진 포럼, '보편적 증세' 놓고 갑론을박
주요 회계법인인 딜로이트 안진의 조세(Tax)부문 이정희 대표는 '경제민주화-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OCED 수준의 복지지출 확대와 '보편적 증세'를 강조했다.
딜로이트 안진이 7일 주최한 '경제민주화와 복지사회의 실현을 위한 조세제도의 개혁방안'이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이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대대적인 감세정책으로 인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의 급증을 지적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한, 감세정책으로 기대했던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가 실제 나타나지 않은 것도 꼬집었다.
이 대표는 "현재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규모는 단기적으로 OECD 회원국 대비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최근 증가속도가 우려 된다"며 "2012년 세법개정안 역시 현 정부의 감세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경제민주화-복지가 대두되어 '증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사회적 분위기와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가 부각되는 것에 대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으로 강조하며, ▲세제의 형평성 제고 ▲소득재분배기능 강화 ▲국민개세주의 확보 등 공정과 형평의 조세제도 개혁을 주장했다.
각 당의 복지공약에 대해서는 "대규모 복지지출 공약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세정책 철회 및 조세정의 실현과 형평성 제고를 강조했다.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조세개혁 드라이브'를 강조, OECD 수준의 복지지출을 주장했으며 한국형 정의·공평사회시스템과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총괄적 재정전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표는 또한, 조세제도 개혁을 위해 복지·보편·부자증세를 원칙과 방향을 삼고, 직접세·소득세·재산세·법인세의 강화와 목적세로 금융거래세와 통일세를 제안했다.
특히 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간접세 비중은 51%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직접세 강화를 주장했다. 또한, MB정부가 감세한 소득세의 소득과세표준구간 조정과 법인세 과세표준을 누진구조로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신상복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은 "보통 세금은 적을수록 좋다고 생각 한다"며 "세금을 더 내자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이 대표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대했다.
이어 "OECD수준보다 세금이 많이 낮다고들 하는데 세금은 낮을수록 좋은 것인데 그것까지 OECD와 비교할 것이 뭐가 있느냐"며 "극단적으로 스페인, 그리스 등 남유럽 재정위기가 과다한 복지 예산 지출로 생산성을 떨어뜨려 그런 것이다. 이런 것을 볼 때 목적세 신설은 반대한다"고 거듭 반박했다.
토론에 참여한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아직 박근혜 대선후보의 조세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방향은 소득세와 관련한 부분에서 상장주식 양도차익과세 등은 새누리당 총선 공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소득세를 강화하는 것은 국세청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며, 조세형평성 등의 핵심적인 영역"이라고 조세형평에 대한 국세청 업무강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주장한 법인세 강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임을 밝히면서 "새누리당은 최저한세율을 15%로 조정하는 법안을 냈다"고 말했다. 또 목적세 신설에 대해서도 국민적 합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은 "저희가 가지고 있는 방향은 공평과세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한다"며 "소득은 있지만 세금이 없는 곳에 과세기반을 확보하고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조세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은 이 대표의 주장에 공감하며 "우리 경제구조가 굉장히 왜곡 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면 경제민주화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한국의 조세제도는 소득 재분배 기능이 거의 없다"며 "우리가 확보한 자료에 의하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 소득재분배가 좋아지지 않았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소득재분배 기능이 없는 조세제도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모든 제도는 대기업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나 노동자와 중소기업들에게는 아무 이득이 없다. 이것이 경제 민주화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평등 민주주의'라는 책을 보면, 미국 공화당이 집권할 때와 민주당이 집권할 때 누가 성장이 더 잘 됐느냐를 보면 민주당이 집권할 때 성장 더 잘 됐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지금 한국 경제가 이렇게 침체 된 것은 서민층 소득 감소로 소비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 부분에 돈을 투입해 서민층이 소비를 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최대 수혜자는 기업과 부자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영배 한겨레신문 경제부장 역시 이 대표의 조세개혁 주장에 공감하며, "현제 세제가 소득재분배를 위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기 있는 분들 유권자이기도 하지만 여론 전파하는 위치에 있어 정치에 냉소 보내고 관심 안가지면 정치권에서 증세불가피성 인정하지만 말을 못 꺼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