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HTC는 두 회사 사이에 벌어진 현재의 모든 소송의 광범위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해 삼성의 소송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IT전문 미디어인 씨넷은 “지난 2년이 넘도록 치열한 특허분쟁에 휘말려 왔던 두 회사 사이에 현재와 미래의 모든 특허에 대해 10년 공동 라이선스에 합의하고 간단한 브리핑 자료를 발표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회사의 최고 경영자들은 분쟁 해결 합의에 대해 환영하는 발표문을 발표했지만 특허 사용료로 얼마를 지급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발표된 합의문에서 애플의 팀 쿡과 HTC 피터 초우는 “두 회사가 지난 2년간 벌여 온 특허 분쟁에 대해 합의에 도달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남 짧게 밝혔다.
두 회사 사이의 법적분쟁은 2010년3월 애플이 자신들의 특허 10개를 HTC가 침해했다며 미국 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하면서 시작되었다. ITC는 지난해 6월 행정심판에서 HTC가 2가지 특허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HTC는 애플이 제소한 2개월 뒤 모바일 기술과 관련해 5가지 특허를 침해했다고 애플을 고소했으며 ITC에 대해 애플의 아이패드와 아이팟 그리고 애플제품의 판매와 수입금지를 요구했다.
또한 같은달 HTC는 미국의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애플이 맥컴퓨터와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이 자신들의 와이파이와 관련된 두 가지 특허를 추가로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기기들의 수입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HTC가 지난해 12월20일 데이터탐색기술 관련 특허권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면서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있었으며 지난 5월부터는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힘써왔다.
최근 스마트폰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HTC가 소송을 계속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애플도 HTC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경우 이미지만 나빠질 뿐 득될 것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와 관련해 지급하기로 한 특허료나 조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상호 라이선스 사용합의와 HTC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위치 등을 감안할 때 상징적인 수준에 그쳤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이번 합의는 삼성과 애플의 소송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로플렉스의 여인봉 국제변호사는 “이번 합의는 이미 예견된 일로 새삼스러울 것이 전혀 없으며 지급하기로 한 로열티도 애플이 그동안 다른 상대들에 대해 요구했던 것처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애플의 소송에 대해선 "삼성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제한적이나마 승소를 이끌어 내고 있으며 비록 거액의 배상평결을 받기는 했지만 꼭 손해를 봤다고도 할 수 없다”면서 “HTC와 삼성의 위치가 다른 만큼 자칫 특허침해를 자인하는 모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합의로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