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유화책에 노조 집회 중단
금융위, 외환銀의 하나고 출연 법적 결론 '촉각'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간 IT·카드부문의 통합문제를 놓고 일직선으로 치닫던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12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 등에 따르면 IT·카드부문의 통합문제에 따른 노조 측의 항의 집회는 중단됐다.
이는 지난 8일 하나금융 측에서 하나은행장과 외환은행장 양측에 "2월 17일 합의정신을 존중하며 통합문제는 외환은행장에게 모두 일임하겠다"는 뜻을 전달한데 따른 것.
이에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8일 사내방송을 통해 "지주사로부터 올해 2월 체결한 합의서 준수 의지와 7월 이사회에서 확인된 5년간 '투 뱅크 체제' 유지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받았다"고 밝히며 통합문제로 인한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간 갈등은 하나금융에서 임원 워크숍을 통해 IT부문과 카드사의 통합 논의를 진행하며 촉발됐다.
사업부문간 시너지 확보를 위해서는 통합논의가 현재 시점에서 필요하다는 하나금융 측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가 5년간의 독립경영 약속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반발한 것이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등이 지난 2월 17일 합의한 것은 총 6개조 12개항에 이르며 ▲외환은행 독립법인 존속 ▲외환은행의 하나금융 자회사 편입 5년 경과 후 하나은행과의 합병 협의 ▲합병 시 대등합병 원칙 적용 등을 담고 있다.
하나금융 측이 제시한 유화책을 통해 외환은행 노조와 극한의 대결국면은 일단 수습됐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의 전언.
외환은행 노조의 입장에서 볼 때 IT·카드부문의 통합문제만큼이나 중요하게 보는 부문이 바로 지점 확대와 미국 현지 외환은행의 리뱅킹 작업이다.
이는 건전한 독립경영의 기본 전제사항이라는 게 외환은행 노조 측의 주장.
더불어 현재 외환은행 노조와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하나고 사이에 대립은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0월 18일 금융위원회에 외환은행의 하나고에 대한 257억원 출연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국정감사에서 "외환은행이 하나고에 출연한 것은 금융위와 사전에 협의한 바 없고 승인 사항도 아니다"면서도 "외환은행 노조가 금융위에 진정서를 냈기 때문에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르면 금주 중 나올 것으로 보이는 금융위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하나고 이사진들이 외환은행 노조가 언론매체 광고를 통해 학교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법적조치를 취하기로 하면서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
하지만 금융위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이 같은 확전은 유보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고 측에서 아직 법적 조치 등 추가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화해무드가 조성돼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