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감독 체계의 개편을 두고 우석훈 성공회대학교 교수와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가 공개 토론을 연다.
대선을 한 달 앞두고 각 후보의 캠프들이 금융 개혁과 관련한 정책 공약을 내놓은 가운데, 우석훈, 전성인 교수는 14일 오후 7시 서울 공평동의 안철수 후보 사무실에서 상반된 안(案)을 두고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88만원 세대'의 저자로 이름을 알린 우 교수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 소속인 전 교수의 금융 개혁 안을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다.
전 교수는 정부인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과 민간인 금융감독원의 검사 및 감독 집행이 일부 겹치는 것을 완전하게 분리하고, 최악의 경우에 금감원 직원을 공무원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축은행 비리 사태 등을 계기로 금융 감독을 수행하는 기관에는 공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문제는 금융위원회를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과 합치는 것에서 제기됐다.
현행 금융정책은 기획재정부가 국제금융을, 금융위원회가 국내 금융을 담당하며, 금융위는 금융 감독마저 총괄하고 있다. 금융관련 제도들을 포함해 검사 및 감독권을 쥐고 있으며, 금융감독원은 이를 집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을 떼어낸 뒤 국내 금융과 합쳐 별도의 금융 행정 부처(가칭 금융부)를 만드는 것을 희망하고 있지만, 안철수 후보의 개편안은 이와 반대로 금융위를 재정부에 흡수시켜 결과적으로 금융위를 해체시키는 구상이다.
이 경우 경제정책, 금융정책, 예산, 세제의 기능이 하나의 기관에 집중되는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 교수는 "과거의 재무부를 다시 만들어 관료주의를 부활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지만, 이에 대해 전 교수 측은 "예산과 세제의 기능을 따로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만큼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 내부에서는 금융위원회의 감독권을 분리시키고, 조직 개편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금융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건전성 감독 및 소비자 보호를 담당하는 두 개의 기관으로 나뉘는데, 이를 막기 위해 금감원은 '금융 소비자 보호 심의 위원회'를 만들어 금융회사 검사 등을 관련부서에 직접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학계, 언론계, 소비자단체 등으로 이뤄진 외부 위원에게 사실상 검사 권한을 갖게 해 조직 개편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행 운영 중인 금융소비자보호처는 민원 및 분쟁 업무에 그치고 있어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