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실제 군대 규모가 최대 116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북한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북한 군인 규모가 총 70만명으로 나타나 있지만, 북한 당국이 군인규모를 축소 보고하기 위해 관련 통계를 손질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가정이다.
이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5일 '북한의 군인은 정말 몇 몇일까?'라는 주제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의 실제 군인 수가 110만∼120만명 정도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기준 북한 인구센서스에 집계된 군인(군부대 거주 인구) 수는 총 70만명으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각종 해외기관들이 추정하는 북한 군인 규모는 110만∼120만 가량으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실제로 2008년 북한 인구 센서스에 나타난 북한의 남성 중 군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6∼19세에서는 19.7%, 20∼24세에서는 40.9%로 상당하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 남성 인구 25∼29세의 경우 군인 비중이 갑자기 9.7%로 급락한다. 북한의 군복무 기간이 1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5∼29세 군인 비중이 크게 떨어지는 현상은 쉽게 나올 수 없는 수치다.
이 연구위원은 이 문제에 대해 크게 3가지 가정을 제시했다. 먼저 2008년 기준으로 25∼29세 남성들의 징집 비중 자체가 실제로 다른 연령에 비해 매우 저조했다는 가정이다.
북한이 1990년대 이후 식량난으로 인해 군인 징집에서조차 커다란 애로를 겪었고, 그 결과 2008년에 들어 현재 북한 군인 수가 외부의 예상치 보다 크게 축소됐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연구위원은 북한에서 25세 이상 군인들의 일부가 군부대에서 거주하지 않을 수도 있고, 북한 당국이 군인 수를 축소하기 위해 통계에 손을 댔을 가능성도 가정했다.
이 연구위원은 만약 25세 이상 북한군 일부가 군부대에 거주하지 않거나, 북한 당국이 의도적으로 군인 수를 축소했을 경우를 가정하고 실제 북한군 규모를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최대 116만명으로까지 확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2008년 센서스 통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실제 군대규모는 우리 정부 및 해외기관이 추정하는 110만∼120만명 정도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며 "단순히 믿을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북한의 수치를 아예 외면하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