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방위사업청에서 국산 파워팩 운용시험평가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 방위사업청)
"해외 제품 성능 부풀리고, 국내 제품 결함 과장해"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에서 우리 군의 차세대 K2전차(흑표)의 핵심부품인 파워팩(엔진+변속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부실한 심의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감사원은 방사청에 공정한 절차를 거쳐 K2 파워팩을 다시 도입토록 했다.
감사원은 15일 'K2 전차 파워팩 적용실태' 감사보고서를 발표하고 "방사청에서 K2에 처음 적용되는 해외 파워팩이 양산 실적이 있는 것처럼 허위로 기재하고, 필수적인 평가도 생략했으며, 국산 파워팩의 결함은 과장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지난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K2전차 초도양산 파워팩 적용 안건을 상정하면서, K2에 처음 적용되는 해외 파워팩이 양산실적이 있는 것처럼 허위로 기재했다.
시험평가를 하면서는 후속군수지원, 100Km 및 8시간 연속주행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았고, 연료소모량 기준 미충족·과출력 등의 문제는 기재하지 않았다.
반면 국내개발 파워팩은 기술검토위원회에서 '중대한 결함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 사항을 '주요결함'으로 적고, 정비·지체 일수를 늘리는 등 사실과 다르게 기술했다.
방사청에서는 해외 파워팩을 적용키로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국방과학연구소에 이 결론에 맞는 공문을 보내도록 하고, 국내 파워팩 개발을 주장한 민간전문가들의 의견도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방사청에 "해외·국내개발 파워팩의 양산실적, 성능검증, 전력화시기, 소요예산과 획득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K2 전차 적용 파워팩을 다시 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하고 "K2 개발사업을 총괄해온 군 장성을 강등하는 등 관련자 3명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 3월 500여명의 공익감사 청구로 이뤄졌으며, 감사원은 지난 5월 14일부터 6월 26일까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육군본부 등을 대상으로 17차례의 현장검증시험 및 자문회의를 통해 감사를 진행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4월 K2 전차 초도양산 100대 분에 독일산 파워팩을 적용키로 했다. 이 제품은 국산 파워팩에 비해 5억원 이상 가격이 비싸고, 고장시 해외로 부품을 반출해 수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국산업체들의 반발에 부딪쳐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