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경제민주화' 놓고 '김상조 對 강석훈' 맞토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적극적으로 토론에 임하며 박 후보의 정책 설명에 나섰다.
재벌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경제민주화'를 줄곧 주장해온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가 "'사후규제'에 집중되어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하자,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이 이에 대해 노무현 정부의 '재벌개혁' 공약이 지켜지지 않음을 지적하며 박 후보의 '약속과 신뢰'를 강조한 것.
김 교수는 19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들여다 보면, 대부분이 재벌의 불법행위나 불공정거래 행위를 사후적으로 규제하는데 집중되어 있다"며 "그 불법행위를 야기하는 구조를 사전적으로 교정하는 문제의식이 없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최근 '경제민주화와 성장 투트랙론'을 언급하며 "사실 잘 지키지 못할 진정에 문제가 있다"며 "여전히 재벌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게 또 다른 한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노무현 정부의 공약인 출자총액제한과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등이 지켜지지 않았음을 상기시키며 "박 후보는 항상 하시는 내용이 많은 것을 공약하진 않지만 공약한 건 꼭 지킨다는 것"이라며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진정성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가 지적한 '사후 규제에 집중된 문제'에 대해 "사전적 교정장치를 저희가 강하게 채택하지 않은 이유는 정부가 어떤 식으로 규제를 하게 되면 기업들은 그걸 회피하는 방법을 만든다"며 "때문에 사전적 규제가 실질적으로 효과를 낳지 않고 결국 부작용만 낳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교수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제안한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 경제사범에 대한 국민참여제도와 대기업 집단법 등이 '사전적 교정장치'라고 지적, "이런 부분들이 빠졌다는 것 자체가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의지, 재벌개혁의 의지가 없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며 "사전적 구조를 바꾸는 정책이 마지막 수단으로 들어와야 체계적 정합성을 갖춰 의미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경제민주화 정책 과정에서 박 후보와 김 위원장간의 갈등에 대해 "공약으로 확정되는 과정을 보게 되면 결국 후보의 소수만의 모임, 또는 후보 혼자만의 어떤 결정에 의해서 결정되었다"며 "이런 과정이 새누리당의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구조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 의원은 "당 내에서 무수히 많은 토론이 있고, 150명이 넘는 의원이 있다. 그리고 다른 외곽 자문그룹이나 여러 가지 토론그룹이 무수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기에 나온 공약은 그러한 과정을 다 거쳐서 나온 것이고 그것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을 뿐이다. 후보 혼자 독단으로 결정했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강 의원은 기존 순환출자의 의결권 제한이 포함 안 된 이유에 대해 "마치 경제민주화의 핵심인 것처럼 돼 있는데 의결권을 제한하게 되면 기업들이 다시 다른 방법으로 의결권을 확보하게 되고 그럼 결과적으로 별로 차이가 없는 반면에 비용은 굉장히 많이 들어가게 되는 이런 부분이라서 의결권 제한을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에 순환출자가 있는 그룹이 16개 그룹 정도다. 그 중 기존 순환출자를 어떤 형태로든 규제하는 것에 영향을 받는 그룹은 사실은 3개 그룹밖에 없다"며 "삼성,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인데, 따라서 말씀하신 것처럼 기존 순환출자를 규제하는 것이 우리나라 재벌 전체에 대해서 그 구조를 합리화 하는 이런 정책이라고 평가하는 것에 대해선 저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한, 외국자본에 의한 적대적 M&A 위협이 높아진다는 박 후보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것이 박 후보의 인식의 한계"라며 "재벌의 기존 주장 논리를 그대로 수용한 것에 머물고 있다. 또, 김 위원장 초안 중에 빠진 게 상장회사 임원의 보수를 개별단위로 공시하는 제도인데, 이 역시도 재벌의 소유 지배구조 자체에 대해선 손을 아예 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경제민주화와 경제성장의 투트랙론은 뒤집어보면 경제민주화는 경제성장에 저해된다, 즉 경제민주화는 기본적으로 분배요구라고 하는 기득권층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과거 박정희 개발 모델의 낙수효과, 또는 세련되게 표현한 경제위기론에 박 후보가 갇혀 있다. 바로 이런 인식의 차이가 박 후보와 김 위원장 사이에 갈등을 낳은 근본 배경이다. 때문에 줄푸세로 표현되는 과거의 논리를 벗어나는 인식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 의원은 "국민들께서 원하시는 게 안정된 일자리와 보다 나은 경제활동, 생활, 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경제성장과 경제민주화는 우리가 둘 다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트랙이다.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는 대기업의 손발을 묶어서 투자를 못하게 하는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대기업의 장점은 살리되 대기업이 하는 못된 짓, 나쁜 짓은 반드시 고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