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직장인 A씨는 한 달 동안 손꼽아 기다리던 월급날이 되자마자 자신의 월급을 확인해봤지만, 통장에 찍힌 액수를 보고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원래 받아야 할 월급보다 절반이나 적은 금액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신용카드 대금, 핸드폰 요금 등을 비롯해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는 각종 비용은 이체되지도 않았는데 월급만 반 토막 났다.
갑자기 월급이 사라진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본 A씨는 문득 국세청에서 보낸 세금 고지서가 떠올랐다. A씨는 얼마 전 국세청으로부터 세금을 납부하라는 독촉장을 받았지만 납부기한까지 세금과 가산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
하지만 A씨는 아무리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더라도 매달 받는 월급까지 압류해 버리는 국세청의 조치는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월급이 절반으로 줄어 당장 생활비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국세청에 자신의 월급까지 압류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민원을 제기했고 과연 월급을 얼마나 떼어가는지, 다른 불이익은 없는지 물어봤다.
□ 체납자 월급, "120만원 넘으면 압류" = 현행 세법에 따르면 납세자가 독촉장(납부최고서 포함)을 받았지만 지정된 날짜까지 국세와 가산금을 납부하지 않고, 세무서에서 국세를 징수할 수 없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납세자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
다만 체납자의 생계 유지에 필요한 소액금융재산으로서 납입액이 300만원 미만인 보장성보험의 보험금, 해약환급금, 만기환급금과 개인별 잔액이 120만원 미만인 예금(적금, 부금, 예탁금 포함) 등은 압류재산에서 제외된다.
특히 급료·연금·임금·봉급·상여금·세비·퇴직연금 및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경우 총액의 50% 이상을 압류할 수 없다.
또한 국세청은 세법에 따라 체납자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저생계비를 보장하기 위해 월급 압류에 한도를 설정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체납자의 월급이 12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한 푼도 압류하지 않는다. 월급이 120만원∼24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120만원을 뺀 나머지 금액만 압류한다.
매달 받는 급여가 240만원∼600만원 사이라면 월급의 50%를 압류하고, 체납자가 받는 월급이 6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월급의 75%에서 150만원을 뺀 금액(월급여×75% - 150만원)을 압류할 수 있다.
한편 국세청에 따르면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자들의 정보는 시중은행은 물론,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각종 금융사에 제공된다. 체납정보가 금융사에 제공될 경우 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체납정보 제공 대상자는 500만원 이상의 세금을 1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체납자 또는 1년에 3회 이상 체납하고 체납액이 500만원 이상인 상습체납자들로 한정된다. 결손처분액이 500만원 이상인 경우에도 체납정보가 금융권에제공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