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요 수출입 항구에서 불법 밀수를 단속하고, 무역선들에 대한 각종 입출항 절차를 수행하는 경제국경의 '수호선'(船)인 관세청 고속감시정의 성능이 한층 향상됐다.
1척당 건조비용만 총 21억원으로 최고시속 60km/h 이상의 현대화된 장비를 갖춘 고속감시정이 부산, 인천, 울산 등 3개 항만세관에 새롭게 취항했다.
관세청은 18일 부산항, 인천항, 울산항 등 3개 항만세관에서 각각 30톤급 고속감시정 취항식을 개최하고, 21년 이상 사용해 노후화된 감시정 3척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부산 등 3개 항구에 새롭게 배치된 감시정은 길이 20m, 폭 5m의 30톤급 고속감시정으로 최대속력이 32놋트(시속 60km)에 달한다.
관세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시정 이름 공모를 진행한 결과 부산세관 감시정은 해방 이후 초대 부산세관장을 역임한 故장기빈 옹을 기념해 장기빈호로, 인천세관 감시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세관직원이자 독립운동가인 남궁억 선생을 기리며 남궁억호로 이름을 지었다.
울산세관 감시정은 울산시 중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태화강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 태화강호로 결정했다.
이날 취항한 3개 고속감시정은 우리나라 항구에 입항하는 외국 무역선들에 대한 신속한 입출항 절차를 수행함은 물론, 시속 60km에 달하는 기동성을 살려 밀수를 비롯한 불법무역행위 단속과 해상면세유 부정유출 차단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또한 이날 인천항에서 열린 남궁억호 취항식에서는 관세청 사상 최초로 여성 직원인 고미영 씨(36세, 2001년 9급 특채)가 감시정 정장으로 임명됐다. 고 정장은 관세청 소속 여성 승무직원 32명 중에서 처음으로 정장 자리에 올라 여성 직원들의 사기를 높였다.
한편 관세청은 현재 전국 16개 항만세관에 총 37척의 감시정을 분산·배치하고 있지만, 다수의 감시정이 노후화돼 신속한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그동안 관세국경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고속감시정을 지속적으로 건조했지만, 40톤급(시속 65km) 감시정의 경우 건조비용이 30억원이 넘어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이번에 취항한 3개 고속감시정도 비용 절감을 위해 고효율형 30톤급 감시정으로 제작됐다. 관세청은 해마다 건조된 지 21년이 넘은 감시정을 교체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2척의 감시정 건조를 계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