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임진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는 20년 만에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연이어 치러지는 '선거의 해' 답게 크고 작은 정치적인 이슈들로 채워졌다.
4월 총선에서는 당초 예상을 뒤엎고 새누리당(전 한나라당)이 압승했으며, 12월 19일 치러진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사상 최고의 득표이자 과반 득표로 당선, 첫 여성대통령이라는 한국정치사에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됐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임진년 한 해 동안 정치분야에서 어떤 일 들이 있었는지 시간별로 되짚어 봤다.
□ 돈봉투 파문…박희태 국회의장 사퇴 = 총선과 대선이 예정되어 있어 '선거의 해'로 불리는 2012년 1월을 맞아 민주통합당은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대비해 한명숙 대표를 선출했지만, 4.11총선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한나라당은 총선 70여일을 앞두고 14년 3개월간 사용했던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당명교체를 시작으로 개혁과 쇄신에 박차를 가해 4.11총선과 연말 대선에서 승부처가 되는 40대와 수도권의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이었는데, 4.11총선과 연말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쇄신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 됐다.
2월에는 현직 국회의장이 기소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고승덕 의원이 지난 2008년 전당대회에서 돈봉투 3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폭로를 계기로 시작된 '돈봉투 사건'의 결과였다.
검찰 수사기간 동안 박희태 국회의장과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현직에서 사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박 의장이 현직 국회의장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기소되는 불명예를 남기고 '돈봉투 사건'은 막을 내리게 됐다.
□ 4.11 총선 새누리당 압승 =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당초 100석도 차지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새누리당은 영남 강원 등 전통적인 강세지역에서 압승을 거둔 반면, 민주당은 전통 야당 강세지역인 서울, 수도권 호남지역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선거결과는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의 입지를 더욱 강화, 대선 행보에서 더욱 탄력을 받는 계기가 돼 대선에서 승리하는 밑거름이 됐다.
4.11 총선에서 예상밖의 참패를 당한 민주통합당은 총선 패배의 후폭풍을 제대로 맞았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총선패배의 무한책임을 지고 지난 1월 전당대회에서 대표직에 취임한 이후 89일만에 퇴진하고 문성근 최고위원이 대표대행을 맡았다.
□ '왕의 남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구속 = 5월에는 '왕의 남자'로 불리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 측으로부터 인허과 청탁과 함께 모듀 13차례에 걸여 8억여원을 수수한 것으로 밝혀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 혐의로 구속됐다.
5월 29일 제 18대 국회가 마감되고 30일 제 19대 국회가 개원, 임기가 시작됐다. 19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제출된 1호 법안은 새누리당 김정록(비례대표) 의원이 발의한 발달장애인 지원 및 권리보장법 제정안이었다.
□ 정부, 한일군사협정 '밀실 처리' 논란 = 6월에는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밀실처리 문제가 온나라를 휩쓸었다.
정부는 한일 양국이 북한 핵과 미사일 등 북한에 대한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을 체결키로 하고 이를 국무회의에서 즉석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켰다.
하지만 정부는 국무회의에 앞서 진행되는 차관회의에서 논의하지도 않았으며, 국무회의가 끝난 이후에도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밀실처리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한일간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최근 독도 영유권 문제로 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의 여론과 정치권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안건을 졸속 처리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정부는 공식 서명 한 시간을 앞두고 체결을 전격 연기했다.
□ '상왕' 이상득 전 의원 구속기소 =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7월 전격 구속됐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7대 대선 직전인 2007년 10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에게 소개받은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저축은행 경영관련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도 받았다.
이외에 2007년 7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코오롱 그룹으로부터 의원실 운영경비 명목으로약 1억 575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의원은 코오롱그룹 사장 출신인 탓에 고문 자문료로 3억원을 받았고, 추가로 받은 1억5000만원도 고문, 자문료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후 진행된 재판에서 이 전 의원은 해당 범죄 혐의는 모두 부인하고 저축은행에서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코오롱 측에서 받은 고문료는 적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시대의 숙제 감당하겠다" = 그 동안 야권의 유력한 잠룡으로 불려오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9월 전격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철수 원장은 선거과정에서의 쇄신을 약속하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정책선거를 제안,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함에 따라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빅3구도가 형성돼 박진감 넘치는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게 됐다.
한편, 안 원장의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는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이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뇌물의혹과 여자문제 등을 폭로하겠다며 대선불출마를 종용했다고 발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정준길 공보위원은 오랜 친구간의 이야기를 협박이나 정치공작으로 과 대포장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안원장이 출마할때 검증에 잘 대비하라는 취지로 친구에게 이야기 한 것이라고 친구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10월에는 야권단일화에 맞서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전격 합당했다. 새누리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는 일부 당원들은 반발하며,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 안철수 대선 후보 사퇴, 야권 단일후보 문재인 =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여온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간의 단일화 협상에서 안철수 후보가 사퇴, 문재인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두 후보는 단일화를 위한 첫 회동에서 대선 후보 등록전 단일화를 합의한 이후 경선룰 실무협상팀을 가동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로 인해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채 파행을 이어왔다.
그러자 안철수 후보는 전에 자신이 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상기시키며 사퇴를 발표, 이로써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간의 대결이 본격성사됐다.
11월 말 한상대 검찰 총장이 검사의 억대 뇌물수수, 성추문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한 총장은 원래 대국민 사과와 검찰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평검사들이 검찰개혁안 발표 중단을 요구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검찰개혁안 발표를 취소하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한 총장은 임기제 총장으로서 임명된 17명의 검찰총장중 11번째로 중도사퇴하는 총장에 이름을 올렸다.
□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 첫 여성대통령 = 12월 19일 초박빙으로 진행된 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투표 종료후 발표된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당선이 예측됐던 박 당선인은 개표가 시작된 이후 단 한번도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았으며, 저녁 9시 무렵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개표결과 박 당선인은 전체 투표자의 51.6%에 해당하는 1577만3128표를 획득, 1469만2632표를 얻어 48%의 득표에 그친 2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108만496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로써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사상 최고의 득표이자 과반 득표로 당선돼 첫 여성대통령이라는 기록과 함께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부녀가 처음으로 대통령에 오르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박 당선자는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약속대통령, 민생대통령, 대통합대통령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 여러분 모두가 꿈을 이룰 수 있는, 작은 행복이라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국민행복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강조했다.
정리 : 조세일보 정치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