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라는 대장정을 함께 해 온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 해단식은 그야말로 온통 울음바다였다.
20일 영등포 당사에 나타난 문 후보는 밝게 웃는 얼굴로 나타나 선대위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지만 정작 당직자나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을 굳어져 있었다.
문 후보는 덤덤한 표정으로 "여론조사에서 놀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아서 더 기대를 했고 그만큼 아쉬움이 크다. 나도 아쉽다"며 "전적으로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고 선대위의 부족함 때문은 아니다"라고 소회를 밝히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이어 정세균 상임고문이 "문 후보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후보였고 꼭 18대 대통령으로 만들어서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가고 싶었는데 우리들의 힘이 부족했다"며 "문 후보에게 송구스럽고 국민들에게 큰 죄를 지었다"고 말하자 곳곳에서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자원봉사자들이 앞에 나와서 그동안의 소회를 밝힐 때는 분위기가 더욱 침통해졌다.
유세운영팀에 있는 한 여성 자원봉사자는 "오늘 예쁘게 화장을 하려고 했는데 눈물이 그치지 않아 화장을 할 수가 없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에 문 후보는 여성 자원봉사자의 손을 잡아주며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청년위원회에서 활동했던 20대의 한 자원봉사자는 "다들 어제 한잔씩들 한 것 같다. 문 후보를 생각하면서 한 잔, 나 자신한테 한 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김근태 상임고문을 생각하며 한 잔을 한 것 같다"며 "다들 숙취를 느꼈을텐데, 국민들은 민주당을 술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이색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이 봉사자는 "우리가 너무 노무현이란 술에만 취해서 행복했었고 국민들이 너네 이번에 술을 끊고 맑은 정신으로 국민만 생각하라고 한 것 같다"며 "국민들이 우리에게 술잔을 따라줄 때까지 술을 끊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 후보는 자신이 눈물을 보이면 선대위 관계자들이 더욱 슬퍼할 것을 우려한 듯 끝까지 눈물을 보이지 않은 채 사람들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위로를 건넸다.
그럼에도 여성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계속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일부 사람들은 "당신은 우리 최고의 후보였습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해단식을 끝으로 모든 선거활동을 정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