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일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부적절한 박근혜식 인사'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언주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인사는 실질적으로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박 당선인의 인사기준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인사는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정신을 훼손하는, 보수편향이라 말하기조차 민망한 정체불명의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대구 출신, 경북고, 서울 법대 출신으로 전형적 TK인사"라며 "전형적인 TK인사를 차치하더라도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하면서 내린 판결의 면면을 본다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동흡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하는 판결을 많이 내린 것으로 유명하다"고 덧붙였다.
기본권을 무시한 판결로 이 원내대변인은 2010년 미네르바 사건 당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위헌 판결, 2011년 3월 친일재산 환수는 민족정기 복원과 3·1운동 정신을 담은 헌법 이념에 비춰 헌법에 부합한다는 결정에 대해 일부 위헌이라는 반대의견을 제시한 것, 2011년 8월 일본군 성노예와 원폭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 문제에 대해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는 헌재 판결이 있을 당시 정부가 그럴 의무가 없다고 반대 의견을 낸 것을 꼽았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번 인사는 헌법 정신을 무시하고, 국민의 기본권 보장은 안중에도 없는 박근혜 당선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은 즉시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대한민국 헌법 수호를 위한 적정한 인사를 다시 지명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