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105개 지역공약, 장기적 측면에서 봐야"
與 '출구전략' 압박 속, 인수위 부담감 고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올해 대선과정에서 제시한 105여개 지역공약은 사실상 '장기 프로젝트'로 차기 정부 5년 임기동안 100% 다 현실화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18일 인수위 기자단 초청 간담회에서 "이번 대선 과정에서 나온 105개 지역공약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살펴 볼 문제이지, 당장 내년부터 곧바로 시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이 같은 지역공약들은 올해 예산에 포함되지 않은 장기 해결과제"라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고, 차기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한다. 이런 뜻으로 (지역공약을) 발표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최근 고조되고 있는 박 당선인의 대선 공약의 현실성 지적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박 당선인이 대선기간에 제시한 지역공약은 주로 도로, 철도 등 SOC분야로 모두 다 시행될 경우 최소 150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구체적인 재원은 물론, 이와 관련된 토론과 의견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으로 '공중에 뜬 상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인수위 차원에서도 지역공약과 관련한 재원마련 대책은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공약을 제외한 노인연금확대, 4대 중증질환 보장 등 200여개에 달하는 복지정책 등을 실현하기 위한 135조(연간 27조원) 재원확보 문제에 있어서도 재정전문가들의 의구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그 이상의 재원이 새롭게 필요한 지역공약은 사실상 지금부터 후순위, 구조조정 단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 안팎에서 박 당선인의 의중과 관계없이 재원확보를 위한 추가적인 증세(增稅)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반영하듯 여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공약 재점검 요구와 우선순위 설정 등 '출구전략' 논의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인수위 측은 김용준 위원장이 직접 나서 "박 당선인의 공약은 여러 번 검토한 것으로 현실적이다.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어 흔들지말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 공약의 현실성 논란은 향후 인수위 차원의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재원확보 계획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