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사진 = 김용진 기자)
여 "거짓이라도 제대로 소명 못하면 진실이 된다"
야 "보수주의자 아닌 수구온전주의자"
22일 국회에서 진행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재판관 관례'를 앞세우는 해명과 '말 바꾸기'로 일관하는 이 후보자의 태도에 야당 의원들은 물론, 여당 의원들까지 질타를 쏟아냈다.
이날 이 후보자는 정치후원금 기부 내역과 관련해 앞서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에게 2007년 '한 번' 기부한 사실을 거듭 주장했지만, 정치후원금 기부내역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에 이 후보자는 "기억이 안 났다"며 "지로가 계속 와서 보낸 것이다. 속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정치적 논란이 되고 국가공무원법 위반임에도 전화도 안 받고 지로가 와서 냈다고 하면 어느 국민이 믿겠나"라고 힐난했다.
■ 정치후원금 내역 추가 드러나…자녀유학경비 제대로 자료 제출 안 돼 = 또한, 자녀유학경비 내역과 관련해 출금내역과 맞지 않은 부분에 대해 민주통합당 서영교 의원이 제출되지 않은 미확인 계좌에서 출금된 내역을 지적하며 또 다른 계좌의 '뭉텅이 돈' 의혹을 제기하자, 이 후보자는 "아니다,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서 의원이 "그럼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데 자료를 왜 안 내놓으냐"며 "어제 우리가 만났을 때 제가 뭐라고 했나. '후보자님, 자료를 내놓으셔야 합니다'라고 하니까 '기억이 안나는 걸 어떻게 하느냐'고 하지 않았느냐"며 "근데 지금 또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왜 이렇게 앞뒤 말을 바꾸느냐"고 오락가락 해명을 비난했다.
■ 최근 10년간 헌재 출판기념회 '전례' 없음에도 90년대 사례 들어 "관례" = 또한, 서 의원은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시절 출판기념회를 헌재 구내식당에서 연 것과 관련 "어제는 책 출판 기념회를 헌재소장의 '관례'라고 하면서 이강국 헌재소장도 했다고 했는데 이 소장은 후배들이 만들어서 해준 것"이라며 "그 전엔 이 후보자밖에 없다. 그런 관례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판기념회를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자꾸 위기를 모면하려고 거짓말하는 것은 '위증'"이라며 "손바닥 뒤짚듯 말을 바꾸고 있다"고 질책했다.
강기정 인사청문특위 위원장 대신 청문회를 진행한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구내식당 출판기념회가 '관례'라면 그 전에 어느 재판관이 했는지 실명을 거론해서 설명할 것을 주문했고, 이에 이 후보자는 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김용준 위원장과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이강국 전 헌재소장을 거론했다 .
하지만, 최근 10년 간 헌재에서 출판기념회를 한 전례는 없던 것으로 드러났고, 이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시간적 선후가 다르다"며 "김종대 재판관이 먼저 했다고 했지만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김용준 소장께서 했다"며 1990년대 헌재소장을 지낸 김 위원장의 사례를 들어 '관례'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 "거짓도 소명 안 되면 진실 돼"…"보수주의자 아닌 수구온전주의자" =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과 김재경 의원은 이 후보자의 미흡한 자료 준비와 청문회 태도에 대해 "안타깝다"며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를 제대로 들여다 봤으면 오해가 될 만한 일들이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짓이어도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진실이 된다"고 충고했다.
민주당 최재천 의원 역시 "모든 해명을 말바꾸기로 하는데 누가 헌법재판관을 믿고 존경하겠느냐"며 "보수주의자 아니라 수구온전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최 의원은 특정업무경비를 개인통장에 넣고 사용한 것과 관련해 이 후보자가 "관례"임을 강조, 특정업무경비 사용에 관해 법을 고쳐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한 것을 지적하며 "얼마나 놀라운 법 기술자인가, 헌법 재판을 어떻게 맡길 수 있게느냐"며 "저는 못 맡긴다"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관례'라며 다른 재판관들을 다 물고 늘어지고, 헌법재판관들이 다 헌재소장으로 오느냐"라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