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로고는 뫼비우스의 띠입니다.
'무한한 우주의 원리를 상징'하고, '하나로 연결된 곡면의 이미지를 통해 정당과 시민·노동자가 하나가 되어 탄생한 민주통합당의 창당정신을 강조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외에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의 장벽을 허물어 서로 화합하고 소통한다는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으며, 나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지속 발전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다짐을 상징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최근 민주통합당의 쇄신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뫼비우스 띠처럼 끝없이 발전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것보다는 그동안 민주당이 걸어왔던 길을 다시 걸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수도 있겠구나 하는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23일 강기정 의원이 주최한 대선평가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오승용 전남대 교수는 '민주당 쇄신 5년의 성찰'이라는 주제발표문에서 "지난 5년간 쇄신의 역사는 비대위의 역사"라고 비판한 뒤 "17대 대선을 비대위로 시작해 18대 대선이 끝난 지금 비대위체제로 당을 이끌고 있지 않느냐"며 기형적 당 운영행태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지도부가 바뀔 때마다 뼈를 깎는 쇄신을 다짐했다"며 "그때 깎았던 정치인들의 뼛가루를 다 모으면 능히 산이 되었을 것"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지난 13일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들 인선을 시작으로 외부인사를 영입해 대선평가와 정치혁신 과제를 맡겨 민주당을 혁신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그러나 당초 계획과 달리 외부인사 영입이 어려워져 위원회 구성이 늦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왔습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지난 15일 회초리를 맞겠다며 민생투어를 시작했지만,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회초리를 때릴 사람도 안 모였다는 것 아닙니까"라며 비대위의 행보에 날선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회초리 민생투어는 광주·전남과 부산·경남, 대전·충청을 마지막으로 3번만에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문 위원장은 "제 몸의 깃털을 뽑고, 맨 나중엔 자기의 부리를 뽑아내야 다시 20년을 사는 솔개처럼 민주당도 그래야 한다"며 민생투어의 진정성을 알아주지 않은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항변하기도 했습니다.
문 위원장은 지난 22일 대선평가위원회와 정치혁신위원회 첫 모임에서 "두 위원회에 전권을 위임하고, 비대위는 두 위원회 활동에 토달지 않고 적극 뒷받침 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위원회의 외부인사 선임은 전적으로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과 정해구 정치혁신위원장이 선임하도록 한다는 점과 두 위원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보장된 자율성과 독립성의 바탕위에서 철저한 자기 반성을 통한 정치쇄신을 이룰지, 아니면 지난번 비대위 처럼 쇄신 없는 쇄신을 할지는 전적으로 민주통합당에 달려있습니다.
민주통합당 비대위 출범이 2주를 맞고 있는 지금, 끊임없이 뫼비우스의 띠를 도는 개미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 다수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쉬게 될지, 아니면 상상력을 발휘해 뫼비우스의 띠에서 당당히 걸어나오는 모험과 도전을 선택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