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중앙부처가 행복도시 세종특별자치시에 신설된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함에 따라, 5000명 이상의 공무원들이 말 그대로 강제이주(?)를 당한 셈이다.
과천청사에 근무할 당시 서울과 수도권에 터전을 잡고 있던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배우자, 자녀, 애인, 친구 등과 멀리 떨어진 세종시에서 홀로 외로운 타지 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세종청사 근무여건은 열악하기만 하다.
지난해 대선 일정에 맞춰 너무 급하게 세종청사 이전을 서두른 까닭에 청사 주변에는 끼니를 때울 음식점은 물론 제대로 된 편의시설이 하나도 없다.
세종시 초입부터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땅을 다 갈아엎은 공사장의 황토와 덤프트럭 뒤로 날리는 뿌연 먼지다. 시선을 멀리, 높게 옮겨도 허공 속에 바쁘게 돌아가는 크레인이 전부다.
조세일보는 국토균형 발전의 사명을 띄고 외로움과 불편함을 감수하며 열심히 일하는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이야기는 물론, 새로운 대한민국 행정도시 세종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재미 있는 에피소드를 '세종시 Now!'에 담을 예정이다. [편집자 주]
◆…단란한(?) 세종시, 주점·노래방·다방 등 "있을건 다있다" =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 대평리 주변 대로변에 벌써부터 단란주점, 노래방, 다방 등 유흥업소들이 성업중이다. 대평리는 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주로 사는 첫마을 아파트와 차로 5분 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세종시까지 퍼진 독버섯이 외로운 밤을 보내야 하는 남성 공무원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진=장은석 기자)
최근 가족들을 서울과 수도권에 남겨두고 홀로 세종시로 내려온 남성 공무원들에게 '꽃뱀' 주의보가 발령됐다.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주변에 벌써부터 유흥업소가 우후죽순 늘어나며 공무원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종시 금남면 면사무소가 위치한 대평리 지역에는 이미 단란주점, 노래방, 스탠드바, 다방 등이 대거 들어선 상황이다. 유흥업소들이 줄지어 영업중인 금남면사무소 주변 대로변은 늦은 밤까지 말 그대로 '불야성(不夜城)'이다.
금남면사무소와 가까운 대평리에는 원룸촌이 위치하고 있고, 아파트 및 개인주택도 많아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다수 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평리에 위치한 대부분의 단란주점 등은 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주로 살고 있는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단지와도 그리 멀지 않다.
첫마을 아파트와 대평리는 금강으로 나눠져 있지만, 차를 타고 다리 하나만 건너면 5분 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KTX 등 서울과의 인접성이 좋아 공무원들이 다수 살고 있는 오송역 근처에도 안마시술소 등 유흥업소가 들어선지 오래다.
대평리에서 영업중인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들은 청사, 아파트 등의 건설이 한창인 세종시로 유입된 건설노동자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꽤 오래 전부터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중앙부처의 세종청사 이전이 속속 진행되며, 단란주점의 타깃은 홀로 외로운 밤을 보내야 하는 남성 공무원 오빠(?)들로 옮겨진 상황이다.
실제로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일부 공무원들에 따르면 대전시와 충청도는 물론 서울 및 수도권에서 일하던 도우미 아가씨들 중 일부가 세종시로 내려왔다는 소문이다.
최근에는 단란주점에 이어 외로운 남성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출장 마사지까지 생겨났다.
일부 공무원들에 따르면 스마트폰 '카카오톡'으로 영업하는 세종시 전문 출장 마사지가 있다는 소문이다. 카카오톡으로 문자를 보내면 상대방 쪽에서 연락을 취해 도우미 아가씨가 직접 집으로 오는 시스템이다.
세종시 주변에 벌써부터 각종 유흥업소와 불법 안마시술소가 독버섯처럼 퍼짐에 따라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혹시 모를 '꽃뱀'을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아직 피해 소식은 없지만 충청도 지역의 '꽃뱀'들이 홀로 사는 공무원들을 노리고, 세종시 단란주점 등으로 대거 이동했다는 풍문까지 들린다.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아직 꽃뱀한테 당했다거나 단란주점에 가봤다는 공무원들의 이야기는 들어보질 못했다"며 "하지만 주변에 유흥업소가 많이 들어선 만큼 공무원들도 술을 많이 먹고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