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朴容晟)는 19일 재경부, 공정위 등에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안의 문제점과 정책개선과제' 건의서를 제출하고 "정부가 소유지배 괴리도라는 새로운 개념까지 동원해 출자총액규제를 계속하려 하고 있으나 이는 시장현실과 맞지 않아 탁상행정이 될 가능성이 크며, 우리 경제의 시급한 과제인 투자 활성화에 역행하면서까지 기업지배구조문제에 집착하는 것으로 정책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격"이라면서 정책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정부가 굳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시장내부의 힘에 의해 3~5년 이내에 정부가 목표한 수준(기업지배구조 평가점수 60점)에 도달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으로 시장개혁을 추진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는 ▲관련제도가 IMF 이후의 각종 기업개혁조치들과 집단소송제 도입 등으로 이미 세계최고수준이며 ▲외국인투자가나 시민단체 등 시장참여자들의 자율감시활동이 궤도에 올라 있고 ▲기업지배구조지원센터 분석결과 최근 지배구조 평가점수가 빠르게 개선(01년 17점 → 02년 20점 → 03년 38점)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시장을 개혁대상으로 삼지 말아 달라는 주문이다.
정부에서 총수일가가 소유지분보다 더 많은 지배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시장감시기능의 작동이 제약받고 있다고 보는데 대해서도 재계는 ▲외국 기업들도 차등의결권제도, 우호기업간 주식의 상호보유 등을 통해 소유주식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계열사의 우호지분 활용은 경영권 방어환경이 취약한 우리 현실에서는 불가피한 일이며 ▲미국 기업들도 대주주나 CEO가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이 관례인데다 일본 도요타사의 경우 사외이사를 아예 선임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대주주의 영향력 행사를 그 자체로서 문제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상의는 특히 정부가 소유-지배간 괴리도 축소 등을 졸업기준으로 삼아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유지하려는 것은 ▲시장에서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 등도 규제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논리적인 비약이며 ▲소유-지배 괴리도를 축소하라는 것이 대주주에게 계열사 주식을 현금매입하라는 것인지 정리하라는 것인지 정책시그널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 입장에서는 계열사 주식을 정리하기 보다는 출자총액규제를 계속 받는 쪽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정책실효성도 없을 뿐아니라 ▲우리 경제의 핵심현안인 기업투자를 볼모로 기업지배구조를 개혁하려는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계는 또한 바람직한 시장경제 로드맵의 기본방향을 규제가 폐지돼 기업이 투자 등 경쟁력 강화활동에 전념하고 그 성과로 주주배당을 늘리고 주가도 상승하는 등 시장 본연의 활력이 넘치는 모습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제와 인센티브에 의지해 지배구조 점수는 60점으로 높이고 의결권 승수는 2배 이하로 낮추는 식의 시장개혁 3개년 계획은 시장기능을 퇴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출자총액규제와 지주회사 설립규제를 고수하고 있지만 이를 폐지하더라도 시장기능이 활성화된 현 단계에서는 별다른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설사 일부 기업이 이를 악용하더라도 시장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시장발달에 맞추어 정부의 통제를 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상의 관계자는 "정부가 소유지배구조 괴리도 개념까지 도입하면서 공정거래정책의 칼날을 경제력집중억제와 기업지배구조 개선목적으로까지 휘두르고 있는 것을 보면 정부는 아직도 기업들을 수술대 위에 눕혀 놓고 싶어하는 것 같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해외의 거대기업과 치열한 경쟁에 여념이 없으며, 주주를 비롯한 시장주체들도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 초우량기업들이 많이 나와 주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잘 인식해 정부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개혁 로드맵 작성방향에 대한 정부와 재계 입장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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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분 |
시장개혁3개년 로드맵안 |
대한상의 의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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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시장개입 필요성 |
정부가 나서서 기업개혁을 유도해야 |
정부개입 없어도 3~5년내 목표수준 도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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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지배 괴리도 |
시장감시기능 작동 저해 |
경영권 방어환경이 취약한 상황에서 불가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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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총액 제한제도 |
지배구조 개선 위해 계속 유지 |
실효성 없이 투자활동만 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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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관련규제 |
부채비율(100%) 및 자회사 지분율(30%)요건 유지 |
규제실익이나 규제폐지의 부작용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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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맵 주요비전 |
지배구조 평가점수 : 38점 → 60점 소유지배 괴리도: 6.1배 → 3배 등 |
정부는 규제 풀고 기업은 주주중시경영 실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