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나 건물, 주택 등을 팔아 벌어들인 차익에 대해 납부의무가 발생하는 세금을 '양도소득세'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세법은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지원할 목적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1세대1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1세대1주택 비과세는 과세당국과 납세자간 다툼의 소지가 적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특히 '세대' 구분 문제를 놓고 과세당구과 납세자간 서로 다르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죠.
현행법상 세대란 '동일한 주소 또는 거소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을 의미하지만, 현실이 꼭 세법의 틀에 맞게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조세심판원의 구제로 부과됐던 세금을 돌려 받게 된 A씨 가족의 사례도 세대 구분과 관련해 납세자의 판단과 과세당국의 판단이 달랐기 때문에 발생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 가족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 '수상' 쩍은(?) 엄마와 딸의 거래 = 납세자 A씨는 지난 2005년 집 한 채를 구입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2011년 새로운 집을 한 채 구입해 이사하고, 기존 주택(쟁점주택)은 딸에게 양도를 했습니다.
A씨는 현행법상 예외가 인정되는 '거주이전을 위한 일시적 2주택'에 해당된다고 판단, 양도세를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A씨가 1세대3주택 보유자로 판단해, 양도세를 부과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딸에게 쟁점주택을 양도한 것까지는 그다지 문제라고 볼 수는 없지만, 과세당국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 부분은 쟁점주택을 양도받을 당시인 2011년 현재 딸의 나이와 행적이었습니다. 당시 딸은 28세에 불과했고 워킹 홀리데이(Working holiday) 비자를 받아 호주로 출국한 상태였지만, 직장도 다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출생이후 계속해서 A씨와 딸이 주민등록을 같이해 왔고, 딸이 쟁점주택 취득이 이뤄지는 시기(양도시점)를 전후해 22일 동안만 다른 곳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게다가 과세당국의 요청에도 불구 사실상 세대를 달리했다는 객관적 증빙마저 제시하지 않았고, 딸이 쟁점주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은행으로부터 빌린 대출금 이자 또한 납부할 상황이 안 된다는 판단하에 과세당국이 양도세 과세처분을 내린 것입니다.
A씨는 과세당국의 결정에 즉각 반발했습니다. 딸이 지난 2004년부터 간호사로 근무해 소득이 있고, 쟁점주택을 양도받기 이전부터 따로 거주해 왔으며, 쟁점주택 양도일 현재도 호주에서 살고 있다는 측면에서 동일 세대원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심판원, "수상한 거래 없었다…과세처분 취소" = A씨의 과세불복 청구에 대해 심리를 진행한 심판원은 A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딸이 독립적인 생계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입니다.
심판원은 "청구인 등이 제출한 증빙자료에 따르면 청구인의 딸이 지난 2009년1월∼2012년 3월까지 이모 등과 거주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또한 2011년 4월 발급된 국민건강보험료 환급금 신청서 주소지 또한 쟁점주택과 다른 것이 확인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판원은 이어 "현행법상 30세 미만이어도 최저생계비 수준 이상의 소득이 있는 경우 배우자가 없더라도 독립된 1세대로 인정해 주고 있다"며 "청구인의 딸이 독립적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소득이 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쟁점주택 양도당시 동일세대를 구성하고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판원은 "여러 정황상 청구인을 1세대1주택 특례적용대상인 일시적 2주택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과세관청의 양도소득세 과세처분은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2서41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