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의 '역습'…국내은행 순이익 급추락

2012년 당기순이익 9조원…전년대비 23.2%↓

저금리 기조의 확산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 등의 여파로 국내은행의 순이익이 급추락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추락세를 멈출 뾰족한 제어장치가 마땅하게 없다는 것.

6일 금융감독원은 '국내은행의 2012년중 영업실적(잠정) 및 감독방향'을 통해 2012년 중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조원으로 전년인 2011년 11조8000억원에 대비해 2조8000억원(23.2%) 감소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지난해 분기별 당기순이익을 보면 1분기 3조3000억원에서 2분기(2조1000억원), 3분기(2조원), 4분기(1조5000억원) 등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약화되어 가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순이익이 급락세를 면치 못한 것은 2011년 있었던 현대건설 주식매각익 3조2000억원, 2012년 1분기 하이닉스 주식매각익 5000억원 등의 일회성 이익이  없는데다가 저금리 기조가 확산됨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은행의 주요 손익비율을 보면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9%,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41%를 기록하며, 2011년(각각 0.66%, 8.40%)에 대비해 각각 0.17%p, 1.99%p가 하락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09년 금융위기 때 ROA(0.39%), ROE(5.76%)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며, 수익창출 여력 약화 등으로 지난해 4분기에는 ROA와 ROE가 각각 0.33%, 4.33%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은행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감소 추세다.

2012년 중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38조1000억원으로 2011년 중 39조1000억원에 대비해 1조원 감소했으며, 2012년 들어 분기별로도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이자수익자산 규모 증가세 둔화와 더불어 기준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 등이 지속적으로 축소된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이자수익자산(평잔)은 2011년 4분기 1576조원에서 2012년 4분기 1603조4000억원으로 늘었으나 순이자마진은 20011년중 2.30%에서 2012년중에는 2.10%로 20bp가 줄었고, 예대금리차(잔액기준)도 2011년 4분기 2.96%에서 2012년 4분기 2.61%로 35bp가 감소했다.

특히 2012년 중 순이자마진(NIM) 2.10%는 과거 10년간 금융위기시(2009년 1.98%)를 제외하고는 최저수준이다.  

2012년중 비이자이익은 3조9000억원으로 2011년중 8조5000억원 대비 4조6000억원 감소했다. 

비이자이익 중 유가증권 관련이익이 주식시장 침체로 2011년(5조1000억원) 대비 2조8000억원 감소해 2조30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던 것이 컸으며, 외환·파생 관련이익은 1조5000억원으로 2011년중 2조3000억원 대비 8000억원이 줄었다.

조금 다행스러운 대목은 2012년중 국내은행 대손비용이 10조6000억원으로 2011년중 12조2000억원에 대비해 1조6000억원이 감소한 것.

이는 충당금전입액 및 대출채권매각손실 규모는 9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000억원이 증가했음에도 대손준비금 전입규모가 8000억원으로 2011년 대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국내은행의 수익 여건이 악화되자 금감원은 은행들이 무리한 확장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에 포커스를 맞춰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에도 저금리 기조 고착화에 의한 예대마진·NIM 하향세 유지 등 은행 수익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정적 성장 및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은행이 철저한 리스크 관리 및 경비절감 노력을 경주토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경기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감안해 무리한 자산 및 수익확대 전략보다는 안정적 대손충당금 관리를 통해 위험흡수능력을 제고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