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개편안이 발표된지 벌써 한 달이 다 돼 가고 있지만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등 신설되는 부처의 청사 위치 선정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두 부처의 신설만 발표했을 뿐, 청사 위치를 어디에 할 것인지 밝히지 않으면서 지자체 간의 눈치싸움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미래부 청사 위치를 두고는 경기도와 세종시가, 해수부를 둘러싸고는 부산과 인천, 호남지역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지역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청사 유치가 지역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한 달이나 됐는데도 인수위에서 이렇다 할 중재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시민단체에서는 지역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청사 위지에 대한 기준이라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하지만 인수위는 2차 정부 조직개편안을 발표할 때도 위치 선정 기준에 대한 논의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고, 지자체들은 유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계속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경기도는 과천종합청사에 미래부와의 협조가 필요한 방송통신위원회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입주한다는 이유로 자신들이 미래부를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직접 만나 이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이에 반박이라도 하듯 지난 7일 직접 마이크를 잡고 "미래부를 둘러싼 논란은 세종시에 미래부를 유치할 공간이 부족하고 과천이 공동화 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말 정도면 (세종시에) 공간이 나오기 때문에 그때까지만 미래부가 과천에 갔다가 세종시로 옮겨올 것"이라고 밝혔다.
염 시장은 "박 당선인을 만났을 때, 미래부에 대한 질문을 하자 '세종시로 가는 것 아니겠어요'라는 발언을 했다"며 당선인의 의중까지 유치전에 적극 활용했다.
해수부 유치를 주장하는 부산지역 의원들은 박 당선인과의 오찬 자리에서 "부산에서는 부산으로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압박 아닌 압박을 하기도 했다.
인천은 중국과의 교역에 용이하고 수도권과 가깝다는 이유로, 세종시는 지역균형 발전, 전남은 광양항과 목포신항이 있다는 이유로 각 지자체 뿐 아니라 지역 의원들까지도 유치전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