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하도 많아서"…질책 쏟아지자 "죄송" 사과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보통사람'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8일 지명 당시 자신을 '보통사람'으로 지칭한 것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의 이력과 연관해 지적이 이어진 것.
민주통합당 이춘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몸을 낮춘 것이긴 했지만 정 후보자를 보통 사람으로 여기는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정말 보통사람이시냐"라고 물었다.
이에 정 후보자는 "과거의 제 비전이 '보통사람'이고, 지금 마인드도 보통사람"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쌍용차 사태로 인해 자살한 사람이 몇 명인 줄 아느냐"고 묻자, 정 후보자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24명이다. 노동자의 현실을 한 번 생각해본 적 있느냐"고 꼬집었다.
또 "용산참사 비극은 왜 발생했다고 생각하느냐"고 질의하자, 그는 "소관의 잘못이 조금씩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에 "평생을 살아온 가게를 지키겠다고 목숨 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보통사람들"이라며 "좋은 대학 나오고 사법고시 패스, 검사생활 30년, 선관위원 상임위원을 거친 총리 후보가 보통 사람이라고 하면 누가 공감하느냐"고 힐난했다.
이어 "법무법인 로고스에 근무하던 5년간 10억원을 받는데, 이는 정규직 근로자가 한 푼도 안 쓰고 30년을 벌어도 못 버는 금액"이라고 꼬집자, 정 후보자는 "10억원은 잘못된 통계이고 6억7000만원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바로 잡은 후, "저는 평범과 비범의 세계를 경험했다"며 "보통사람이 아닌 것은 틀림없다"고 기존 입장을 수정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동네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이발하면서 사람들의 애환을 듣고 있다"고 보통의 삶을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사람들을 접촉하면서 (애환을) 듣고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정 후보자는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일자리가 없어 나온 신조어인 '3대 백수', '3포세대'라는 말의 뜻을 묻자, "백수가 하도 많아서 잘 모르겠다"고 말해 다시 한 번 야당 의원의 질타를 받았다.
3대 백수는 본인뿐 아니라 자신의 자식과 부모가 백수인 상황을 지적하는 말이고, 3포 세대는 일자리 불안으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세대를 의미한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정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며 "어떤 언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국민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백수가 된 사람들은 얼마나 괴롭겠느냐. (정 후보자가) 가볍게 한 말이지만 (그들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질책하자, 정 후보자는 "요즘 백수 둘러싼 농담 같은 게 많다는 뜻이었지 백수가 많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시 민 의원은 "시중에 도는 농담을 총리가 (그저) 농담으로 이해하고 받는 건 안 좋다"고 지적했고, 정 후보자는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