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부터 서울 수송동 국세청사 1층 로비에 헌 옷 가지들이 담긴 상자들이 하나 둘씩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국세청이 노숙인 지원을 위한 '희망의 옷 나눔' 행사를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이날부터 시작된 행사는 오는 15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세청 본청은 물론 서울·중부지방국세청 직원들도 정성을 함께 모을 계획이라는 전언.
직원들은 옷가지는 물론 신발, 서적, 시계 등 평소 쓰지 않던 물건들을 하나 둘씩 들고 나와 미리 준비된 박스에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습니다.
헌 옷이라고 해서 곧 있으면 버릴만한 옷들만 골라나왔다고 생각하면 오산.
박스 안에는 헌 옷이지만 당장 입어도 손색없을 만한 외투는 물론, 바지와 신발까지 직원들의 마음이 담긴 다양한 물건들이 들어있었습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노숙인 기부물품이라고 해서 곧 버리려는 옷들을 기부하지는 않는다"며 "품질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유행이 조금 지났거나, 치수가 안 맞는 옷, 신발 등을 주로 기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랑의 옷 나누기 행사는 수년 전부터 이어져왔다고 하는데요. 최초 국·과 단위에서 조그맣게 시작했던 작은 정성이 모여 이제는 어엿한 국세청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는 후문입니다.
보통 외부에 알리지 않고 국, 과 단위로 기부물품을 모아서 남몰래 전달했다고 하는데, 이번에 국세청사 1층 로비에서 ‘공개모집’하게 된 배경에는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작은 배려가 더해진 것이라고 합니다.
과거 국, 과 단위로 물품을 모을 때에는 소속 직원들의 사정에 따라 모인 물품 규모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수집과정에서 불필요한 경쟁의식(?)과 부담감이 생겼다고 하는데요.
이 같은 기부 부담을 줄이고 편하게 물품을 모아 정성을 전달하자는 차원에서 별도의 국, 과 단위 구분 없이 공개수집에 나섰다는 후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