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감사는 중소회계법인에 우선권 부여해야"

"회계사의 역할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회계사의 위상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회계법인의 권익이 침해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중소회계법인들의 모임을 만들게 됐습니다."

최근 중소회계법인들의 권익 강화와 공정경쟁을 위한 제도개선 연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중소회계법인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송재현 대현회계법인 대표는 28일 조세일보 황춘섭 사장과 대담을 갖고 이같은 심경을 밝혔다.

송 대표는 "제도적으로 중소회계법인이 수임하지 못하는 업무영역을 제한할 수 밖에 없다면 반대로 중소회계법인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업무영역도 있어야 한다"면서 대규모 회계법인과 중소 회계법인 사이의 상생관계도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중소회계법인을 위해 우선적으로 회계사의 업무범위를 확대하는 정책을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중소회계법인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장애가 되는 제도를 개선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 대표는 이와 관련, 정부가 감사인등록제를 통해 상장법인을 감사할 수 있는 감사인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강하게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감사품질의 개선을 위해서는 회계법인의 규모를 제한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감사품질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요건을 제시하고 감사인이 그 요건을 충족하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송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중소회계법인협의회를 창립하게 된 계기는 

= 지난 연말에 빅4 회계법인과 중소회계법인간의 협력 가능성이 생기게 되어 중소회계법인의 공통된 의견을 제안하면 실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던 차에 몇몇 회계법인 대표들과 만나 논의해보니 적극 동참하겠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내 추진하게 됐습니다.

Q. 중소회계법인은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있으신지  

= 빅4 회계법인은 많은 노하우와 인적인 조직력으로 경쟁에서 우위에 있게 되는데 제도마저 대형 회계법인에 유리하게 운영되고 있어 중소회계법인은 상대적으로 영업상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Q. 제도적으로 빅4 회계법인에 유리한 점이 있다면

= 자산규모 8천억원 이상의 회계감사는 중소회계법인이 감사하는데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감사인 지정요건도 자산총액 8천억원 이상인 경우 외국회계법인과 제휴되어 있는 등록회계사 100명 이상의 회계법인에 지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Q. 대형 회계법인과 어떻게 상생할 수 있을지요

= 소규모 중소법인의 회계감사나 처음 감사대상이 되는 회사의 경우 중소회계법인이 우선적으로 수임할 수 있도록 빅4 회계법인이 자발적으로 양보하는 상생협약이 필요합니다.

Q. 표준감사가격의 하한선을 둬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 피감사인에게 감사인의 선택권을 주고 있는 한 저가수임 등으로 인한 부실감사의 위험이 상존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감사에 필요한 최소의 시간에 해당하는 감사가격의 하한선을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건설공사를 입찰할 때 최저가격 이상에서 발주하는 것과 같은 논리지요.

Q. 회계감사 공영제를 도입을 주장하는 의견도 있는데요

= 현행 제도에서는 감사의 독립성이 유지되기 어렵고 수수료의 부당한 인하와 감사인과 피감사인간의 담합이 발생될 소지가 있지요. 따라서 회계감사의 계약을 한국공인회계사회나 금융감독원 등 공적인 기관에서 진행하고, 회계감사를 감사인에게 배정하는 공영제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회계감사 공영제는 당장 실현되기 어렵지 않을까요

=회계감사에 문제가 있거나 독립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감사에 대해서는 현행 제도하에서도 감사인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초두감사, 비영리법인의 감사, 기타 신규로 감사영역이 확대되는 것과 공공성이 큰 금융기관이나 상장법인 등에 우선적으로 감사인을 지정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습니다.

Q. 외부회계감사 대상을 확대하면 기업에게 부담이 된다는데

= 경제계가 외부회계감사 범위확대에 반대하는 이유는 비용부담 때문이 아니라 재무정보의 공개 및 자료작성에 대한 부담 때문입니다. 비용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법인세의 산출 시 회계감사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주된 재무정보이용자인 금융기관의 감사비용 부담과 같은 제도의 도입을 연구해 볼 만 합니다.

Q. 중소회계법인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이 있으신지요

= 회계법인별로 전문분야를 적극 개척하여 다른 회계법인과 특화되는 업무영역을 만드는 것과 거래처의 요구사항과 부족한 점을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질의 직원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장기근속을 통해 특화된 업무 노하우 축적이 경쟁력의 원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중소회계법인들의 많은 업무 중 하나가 기장대리와 신고업무입니다. 중소회계법인들의 세무 분야 업무를 개발하고 중소회계법인들의 기장대리와 신고업무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정리 : 김대성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