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저금리, 저성장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경영진을 교체하며 승부수를 걸고 나섰다.
한화그룹은 그룹의 주력사인 생명, 화재의 최고경영자를 동시에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한화생명은 신은철 부회장이 물러나고 차남규 사장이 경영을 맡게 됐다.
신은철 부회장은 삼성생명 출신으로 부실화된 대한생명을 맡아 지난 10년간에 걸쳐 회사를 정상화시키고 후진에게 길을 비켜줬다.
한화손보도 내달 14일 주주총회에서 박석희 사장을 퇴진시키고 동부화재 출신의 박윤식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가 1년 남은 박석희 사장의 교체는 최근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을 감안하더라도 예상외라는 평이다.
신한생명도 수장을 교체했다. 권점주 전임 사장은 취임 2년만에 연간 기준 월납초회보험료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연임할 것으로 예상됐었는데 이성락 신한 아이타스 사장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이와 관련해 신한생명 노조가 반대하고 나섰다. 신한생명 노조는 이 사장이 임명된 데 대해 반대해 27일부터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박태수 노조 위원장은 “내부 승진이 아니라 업계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다른 계열사 사장이 빈자리에 앉는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1월 사장을 교체했다.
외국인이 맡아오던 사장직을 지난 2007년 정문국 사장이 2007년 한국인 처음으로 선임돼 연임까지 했으나 이번에 46세의 젊은 피 이명재 사장에게 바통을 넘겨주었다.
에이스생명은 뉴욕생명을 인수한 후 브라이언 그린버그 에이스손해보보험 사장을 초대사장에 임명했으나 조기 퇴진시키고 후임에 레슬리 윌리엄 포레스트 사장으로 교체하였으나 최근 사직하여 사장직이 공석으로 남아있다.
그린화재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1년만에 매각작업을 거쳐 자베스 2호 특수목적법인이 새주인이 되었다. 사장으로는 삼성화재 상무를 역임한 김상성씨가 선임됐다.
보험업계 최장수 CEO인 코리안 리의 박종원사장도 다음 달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신임사장에 대한 경영자문 등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사장에는 대주주인 원혁회 회장의 삼남인 원종규 전무가 신임사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경영체제로의 전환이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신한 금융지주의 신한생명 사장 교체를 계기로 은행계 금융지주회사의 사장들의 연임여부도 관심거리다.
KB지주회사 계열인 KB생명의 김석남 사장은 보기 드물게 2008년 취임해 세 번에 걸쳐 연임해오고 있다. KB생명은 매 년마다 사장의 연임여부를 결정한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의 사퇴의사 표명으로 거취가 불투명해졌다.
이 밖에 태광그룹계열의 흥국화재도 사장이 바뀌게 된다.
지난 2011년 골프장 회원권 고가매입 등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아 연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순구 전 메리츠화재 전무가 후임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외국계 보험사 CEO들은 연임이 유력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 PCA 김영진 사장, 김종운 메트라이프생명 사장등은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