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이 선임되기도 전에 업계는 매서운 눈초리를 날리고 있다.
올해 말까지 임기를 남겨둔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6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조만간 거래소는 후임 이사장을 물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로는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과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거론되고 있으며, 임기영 전 KDB대우증권 사장, 진수형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 임종용 전 국무총리실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현대증권 노조는 유력후보 중 한 명인 최 전 사장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29일 현대증권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최 전 사장은 현대증권 사장 재직시절 당시 결정한 투자 실책으로 현재 현대증권이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 전 사장이 현대증권 사장 당시 700억원 투자를 결정한 TPC Korea펀드가 파산한데다 960억원을 들여 인수한 대영저축은행(현 현대저축은행)도 인수 이후 1700억원이 추가 투입돼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전 사장은 미숙한 경영 능력 지적은 물론 관료 출신 증권사 사장으로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노조도 증권업계 출신 인사에 반기를 들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외압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낙하산 인사는 절대 반대한다"며 "정책적 분야에 자질을 갖춘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봉수 이사장의 등기임원 선임 개입에 대한 우려도 차단하고 나섰다.
유흥열 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 당선자는 성명서를 내고 "김봉수 이사장은 이사장직을 사임했기 때문에 6월 10일로 예정된 등기임원선임은 차기 이사장 선임 후로 자동 연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김 이사장은 '사퇴발표는 공식 사퇴가 아니다'라며 주주 총회에서 경영지원본부장 선임을 강행하려하고 있다"며 "김 이사장 스스로의 경영실패 은닉과 사후 바람막이용 경영지원본부장 선임을 위한 주총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