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줄사퇴 이어 세무조사 후폭풍에 조직 어수선
5월말 실적 발표 앞둔 농협금융에도 악재 작용할 듯
농협중앙회에 고강도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국세청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지난 27일부터 10월 말까지 5개월간 일정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27일부터 10월까지 일정으로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 2009년 이후 4년만에 정기 세무조사다"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사업구조개편이 이뤄진지 불과 1년 2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조사가 착수됐고, 통상 세무조사가 2~3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반해 5개월간 장기 조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고강도로 세무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농협은 최근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사의를 밝힌데 이어 농협중앙회 윤종일 전무이사 등 농협 임원 4명이 줄사퇴를 해 조직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고강도 세무조사까지 이뤄지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앞서 농협은 지난 3~4월 감사원 감사를 받았으며, 이른바 3.20 전산대란 때 전산망이 마비되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특별검사를 받았었다. 신경분리 1년여 만에 감사원, 금감원, 국세청 등 주요 기관의 고강도 조사를 잇따라 받고 있는 것이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일단 농협중앙회를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로 보고 있지만 지난해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으로 나누는 사업구조개편이 이뤄졌기 때문에 금융과 유통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사업구조개편 전반에 걸쳐 세무조사가 진행될 수 있음을 시인했다.
만약 농협 사업구조개편 과정에서 계열사간 부당 거래나 회계처리상 문제점이 드러나며 세금 추징이 이뤄질 경우 가뜩이나 실적 악화로 임원진 줄사퇴의 후폭풍을 겪고 있는 농협에는 상당한 상처가 될 수 있다.
국세청은 지난 2004년과 2009년 농협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각각 1000억원과 15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바 있다.
더구나 이번 세무조사는 STX그룹 악재 등으로 이달말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농협금융에도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농협금융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난 24일 열린 이사회에서 총 2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