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창조경제란 무엇인가" VS 野 "창조경제를 묻는다"
6월 임시국회가 지난 2일 마무리된 가운데, 여야는 4일 박근혜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를 알아보는 토론회를 나란히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창조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한다는 차원에서 창조경제의 모호성을 분명히 설명하고, 현장 사례를 통해 '창조경제' 알리기에 나섰다. 반면, 야권은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의 상관관계를 강조, '先 경제민주화'를 역설했다.
새누리당 창조경제ㆍ일자리창출 특별위원회(위원장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가 주최한 '창조경제란 무엇인가'란 주제 토론회에서 '창조경제 전도사'인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은 창조경제에 대해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국민의 상상력과 과학기술을 융합한 부가가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 "디지털 토양, 창의성 ICT 기술로 기존산업 강화...새 경제 패러다임" = 윤 차관은 "부지런한 손발로 움직이는 산업경제의 쇠락으로 자원의 우월성이 점차 사라지고, 대량고용, 대량생산, 공평분배의 균형이 파괴되고 있다"며 "디지털 토양과 창의성, ICT기술로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해 기존 산업을 강화함으로써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박근혜정부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창조경제의 모델로 인구 750만명의 우리의 충청도 만한 면적의 이스라엘을 꼽았다. 그는 이스라엘이 과학기술 개발과 벤처창업으로 창조경제를 이룬 나라임을 강조, 그 원동력으로 유대인 특유의 '뻔뻔하고 당돌한' 성격인 '후츠파'(Chutzpah)를 설명하며 자원이 없는 나라의 '혁신'임을 역설했다.
그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정부의 역할로 ▲창의성이 정당하게 보상받고 창업이 용이한 생태계 조성 ▲벤처중소기업의 창조경제 주역화 및 글로벌 진출강화 ▲신산업·신성장 개척을 위한 성장동력 창출 ▲꿈과 끼, 도전정신을 갖춘 글로벌 창의인재 양성 ▲창조경제 기반이 되는 과학기술과 ICT 혁신역량 강화 ▲국민과 정부가 함께 하는 창조경제 문화 조성 등을 약속했다.
특히, 창의적인 모바일 콘텐츠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카카오' 이석우 대표도 참석해 창조경제에 대해 "상상을 현실화 시켜서 경제적 가치를 생산해 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상상을 통해 현실화 시키는데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것은 바로 ICT고, 그중에서도 모바일 스마트폰 분야가 한창 뜨고 있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3년 전에 벤처 육성정책을 내놓았을 때 창업한 회사들이 NHN, 넥센, NC소프트 등이다. 이런 회사들이 태어났던 토대가 PC인터넷"이라면서 "스마트 폰 디바이스가 활성화 되면 구글, NHN 보다 10배, 20배 더 큰 회사들이 나올 것이다. 그 만큼 만들어내는 경제 규모 가치가 크다. 지금은 매출을 내는 회사가 많지 않지만 5년 후, 10년 후 거대한 기업들이 많이 나올 것이고 글로벌 기업들이 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지금 스마트폰 디바이스 산업을 키울 수 있는 육성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 野, "창조경제, 경제민주화 토대돼야"…"이스라엘, 창조경제 모델? 배울 거 없어" = 한편, 민주당이 후원하고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한 '창조경제를 묻는다' 토론회에서는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경제 구조개혁이 필수임을 지적하며 재벌개혁을 상징하는 '경제민주화' 실천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창조경제 추진배경을 '저성장'과 '저고용률'로 내세운 것에 대해 "구조개혁을 하지 않은 채 불가능하다"며 "개혁정책과 성장전략이 따로 놀면 개혁정책이 밀리게 된다. 창조경제가 과연 답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경제의 저성장의 원인을 공급면에서 '혁신부족', 수요면에서 '내수부진과 해외 의존 심화'를 꼽으며 구조개혁과 체제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어려움과 위험이 따르는 혁신과 창조가 아닌 손쉬운 돈벌이의 기회를 축소해야 한다"며 '갑질'(교섭력 우위를 바탕으로 약탈적 거래 강요), '삽질'(토건을 비롯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한 사업), '돈질'(돈이 돈을 버는 투기) 등 '3질'의 축소를 주장했다.
이어 "성장체제 차원에서 보면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는 창조경제와 불가분의 조합을 이루는데, 정부는 이들을 병렬적이거나 심지어 긴장관계로 인식해 결과적으로 경제민주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김병권 부원장은 정부가 창조경제 모델로써, 이스라엘을 주목하는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 정보통신 산업은 부가가치 비중이 13%로서 OECD 국가 평균 8.3%를 훨씬 능가한다. 그러나 해당 분야 1위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한국"이라며 "적어도 양적규모에서 우리가 이스라엘을 배워야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나노, 바이오를 중심으로 벤처 창업이 활발한 점은 눈여겨 볼 만 하다"면서도 "이 역시 이스라엘의 특수성을 유의해 보아야 한다.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국채보증을 서주는 나라로, '작은 미국'인 이스라엘은 모든 면에서 미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 부원장은 이스라엘 경제에 대해 "지난해 5월 포괄적인 재벌개혁을 추진한 바 있다. 반면, 우리는 아직 재벌개혁을 제대로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단 벤처창업을 배우기 전에 재벌개혁을 배우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이 OECD 국가들 중 불평등이 가장 나쁜 그룹에 속하고 재벌의 집중도가 높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경제나 이스라엘 경제나 모두 풀어야 할 숙제다. 차라리 핀란드의 복지모델로부터 배울 점을 찾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거듭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