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채권사랑이 지속됐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들은 국내 상장채권 2조6000억원 어치를 순매입하면서 5개월 연속 순투자를 지속했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5조10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로써 외인들의 국내채권 보유액은 총 101조2000억원으로 4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체 상장채권의 7.5%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채권이 신용등급 대비 금리가 높다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정오 한국투자증권 채권분석 연구원은 "한국채권이 신용등급대비 절대금리가 높아 이머징마켓 중에서 가장 나은 편"이라며 "신흥시장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사실상 선진국에 더 가깝다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많다"고 전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환율 및 금리가 신용등급 동일 국가 중에 최고수준"이라며 "대만·벨기에는 우리와 같은 AA- 등급인데 2년 국채금리가 0%대 수준인 반면, 한국의 2년 통안채 금리는 2.5%이기 때문에 돋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경제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주식보다는 안정적인 채권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신환종 우리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주식은 모멘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장인 반면 채권은 경제상황이 심각하게 나빠지지 않는 이상 타격이 크지 않다"며 "최근 글로벌 경제상황이 암흑기인 만큼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도가 반감한 것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국내 채권시장의 활황세는 유럽계와 미국계 자금 유입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개월 연속 순투자를 이어온 유럽계 투자자들은 총 6조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또 5개월 연속 순매수를 해온 미국계는 총 2조8000억원을 순투자했다.
국가별 보유규모는 미국이 21조500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21.2%를 차지했다. 그 뒤는 룩셈부르크(17조8000억원), 중국(12조5000억원)의 순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