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목돈 안 드는 전세' 대출 상품이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23일 출시됐다.
나날이 오르는 전셋값 때문에 고통 받는 서민을 지원한다는 취지이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하반기 중으로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방침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찬 바람이 불었다.
금융 시장을 덮친 '9월 위기론'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당시의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키며 시장참여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한편 내년부터는 해외계좌에 대한 신고의무가 강화될 예정임이 전해졌다.
정부는 잔고 10억원 이상 해외계좌 미신고자와 자금출처를 밝히지 못한 이들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 베일 벗은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 = '목돈 안 드는 전세' 대출 상품이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23일 출시됐다. 박근혜 정부의 렌트 푸어(Rent Poor)지원방안에 대한 후속 조치다.
그동안 검토돼 온 두 가지 상품 가운데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낸 전세보증금의 반환 권리를 담보로 전세자금을 대출하는 상품이 우선적으로 선보였다. 대출자격은 부부가 함께 번 소득이 연간 6000만원 미만이고 세대주가 무주택자여야 한다.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의 6개 은행들이 내놓은 대출 금리는 연 3.6%에서 4.9% 수준. 이는 기존의 전세자금 대출금리보다 0.5%포인트 정도 인하된 금액이며, 대출한도는 최대 2억 6600만원이다.
전세자금난을 겪고 있는 세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정부 기대와 달리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 상품이 전세 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정의연대와 전국세입자협회 등 시민단체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세대란의 원인을 '물량 부족'이라고 진단하고 정부의 전세 자금 추가 공급이 전세 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집주인이 전세자금을 대신 대출받고 세입자가 이자만 내는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은 9월 중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 고개 드는 9월 위기론…금융시장 '된 서리'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년 중 양적완화를 축소할 방침이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지난 21일 FRB는 7월 30일부터 31일까지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연준위원들이 하반기 안으로 양적완화 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관계자들의 긴장감을 유발시켰다.
이날 유럽 증시와 다우존스, 국제유가등 주요 지수들은 일제히 폭락을 기록했다. 미 연준 회의가 열릴 예정인 9월과 10월, 12월 중에서 출구전략이 시행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 같은 파장은 전 세계 금융시장으로 물결처럼 퍼져나갔다. 특히 그동안 양적완화 자금이 대거 유입됐던 인도, 터키, 브라질 등 신흥국가들은 이른바 '버냉키 버블' 우려가 지적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연쇄파동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우리나라까지 들이닥쳤다.
닷새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22일 185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발생한 코스피의 후퇴 폭은 총 70포인트에 달한다.
아울러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의 달러발행 축소가 원화가치 상승을 부채질 할 것을 우려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흥국에서 나타난 통화 가치 및 증시 급락에 따른 영향을 제한하고자 대응강화에 나설 방침.
지난 21일 금융감독원은 외화자금시장에 대한 긴급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이 불안해 외화 차입 여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경계심을 유지하고 미국과 중국의 경기·정책 변화에 대비해 면밀히 시장을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 10억 이상 해외계좌 신고 안하면 과태료 '폭탄' = 내년부터 10억원이 넘는 해외계좌를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고 자금출처를 밝히지 못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 19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정부는 해외 현지법인의 자료제출 항목을 늘리고 해외금융계좌 신고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해 세법개정안에 담았다. 해외 소득 및 재산에 대한 정보파악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10억원을 초과하는 계좌를 신고하지 않거나 실제보다 적게 신고한 경우 계좌보유자에게 소명의무가 부과된다. 신설된 미소명 과태료 규정에 따르면 계좌보유자가 소명을 하지 못하는 경우 계좌에 있는 금액의 10%를 국가에 납부해야 한다.
아울러 해외직접투자 시 손실거래 명세서를 제출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개인이나 법인은 손실 처리된 항목을 반드시 국세청에 신고해야 하며, 이를 제출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