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헌정질서 부인…민주 지도부는 입장 밝히고 조치 취해야"
새누리당은 23일 야당 의원들이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3·15 부정선거'에 빗댄 것에 대해 "박근혜정부를 탄생시킨 대한민국 국민을 모독하고 대선불복 의지를 만천하에 드러내 헌정질서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22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국정조사 민주당 특위 위원들은 청와대를 항의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께 보내는 공식서한'을 전달했다. 이 서한에는 "박 대통령은 3·15 부정선거가 시사하는 바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여당은 물론 청와대 내부에서도 상당히 반발하고 있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야당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면서 지난 대선을 3·15부정선거와 비교한 것은 귀태발언에 이어 대한국민 국민들을 상대로 한 대국민 흑색선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난 1960년에 자행된 3·15 부정선거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될 정도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불법선거였다. 그러나 지난 대선은 역대 어느 대선보다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진 선거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대선 때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은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고 이제 막 국정조사가 종료된, 말 그대로 확정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는 의혹에 불과한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국정을 또 다시 혼란에 빠뜨리고 발목을 잡는 이번 사태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하고, 또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회의에서 '입법기능을 포기하더라도 이번에는 올인해서 끝까지 가야한다', '민생법안은 박근혜 대통령만 좋은 일'이라는 발언이 나왔다"며 "(이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발언이라고 하기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식 밖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정책위 의장은 지난 대선을 3·15부정선거에 빗댄 민주당 특위위원들의 서한과 관련해 2002년 대선 당시의 김대업 병풍 사건을 거론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병역비리를 제기한 김대업과 이를 보도한 언론사에 1억6천만 원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며 "그러나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어느 누구로부터도 대국민 사과는 커녕 사과의 '사'자도 들어본 적이 없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도덕적 불감증을 보였던 게 민주당의 전례"라고 몰아세웠다.
이어 "이런 민주당이 국정원 댓글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며 3·15부정선거를 운운하면서 사실상 대통령 하야를 거론하는 것은 대선 한풀이에 지나지 않으며 국민의 선택을 우습게 아는 독불장군의 행태"라고 거듭 비난했다.
홍문종 사무총장 역시 "지난 대선을 3·15부정선거에 비교한 것은 51.6%의 국민을 모독한 것"이라며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도 같은 생각인지, 민주당 지도부도 같은 생각인지 입장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