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원장 "정책금융 개편 미흡"…반나절 만에 쓴소리
국회 상정 앞두고 여당 일부 이상기류…법안 표류 위기
새 정부가 추진중인 금융 부분 4대 과제 중 절반이 표류 위기에 놓였다.
정책금융 체계 개편, 금융 감독 체계 개편이다. 둘 다 한국정책금융공사, 금융감독원이라는 거대 공공 기관의 조직 이해관계에 부딪친 탓이다.
27일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새누리당)은 기자들을 만나 "정책금융기관 개편 방안에 대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정부 입장은 WTO 규정이나 한·EU FTA 문제 때문에 우회적인 방법을 찾았다고 하지만 조금 더 정밀한 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에 대해 "소비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감독 체계가 중복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면서 "쌍봉형도 아니고 준 쌍봉형으로 어중간하게 됐다. 선진국 사례를 보고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현재 한국산업은행법 개정과 금융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을 통해 각 기관들의 구조 개편을 추진중이다.
정책금융 개편은 지난 정부에서 산업은행으로부터 분리한 정책금융공사를 다시 흡수 통합, 대규모의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 감독 개편의 경우 외환 위기 이후 13년 동안 유지해온 통합 금감원 체계를 이원화해, 금융 건전성 감독과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각각 맡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야당 일부 의원들은 금융 감독 개편에 대해 반발하며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해왔다. 정부인 금융위원회가 금융정책과 감독에 관한 권한을 쥐고 있으면서 금감원을 분리시키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해온 상황.
특히 정책금융 개편은 이날 오전 금융위에서 발표한 것으로 김 위원장의 발언은 반나절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올해 3월 신제윤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약 5개월 동안 공들여온 금융 과제 작업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가 됐다.
해당 법안들은 다음 달 국회에 상정돼 본격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이상기류가 흐르며 의외의 복병을 만난 것이다.
정금공이나 금감원 내부에서도 국회 통과 과정 중 법안들이 좌초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내심 있어왔다.
한 관계자는 "현재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으로 여야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9월 국회가 파행을 겪을 위기에 놓였고, 이후 국정감사 일정이 있는 만큼 법안들이 순조롭게 통과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새 정부 초기의 국정 운영이 순조롭지 못할 경우 2년차, 3년차에는 일이 더욱 어렵게 풀린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훈 위원장은 선박금융센터를 설립하는 것에 대해 공사 형태로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쪽에서 WTO 위반 소지가 있다 하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무조건 공사 형태로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해양금융지원센터가 독립된 법인체이기 때문에 관련한 법이 필요한 상태는 아니지만 수출입은행과 관련된 법들을 정비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