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원 자격 심사' 시사 VS 野 "이젠 국정원 개혁 집중"
여야는 4일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받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이날 새누리당과 야당인 민주당·정의당까지 '당론 찬성'입장을 모아 재석의원 289명 중 찬성 258명, 반대 14명, 기권 11명, 무효 6명으로 통과시켰다.
여야의 압도적 찬성에도 이석기 의원과 국정원 수사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는 극명했다. 새누리당은 이 의원의 '자격심사' 논의에 군불을 지핀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를 거듭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해 "국민의 안위를 지키고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처하는 것이야말로 정당의 기본 의무이기에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기본 질서와 애국의 기반을 굳건히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체포동의안 표결에 임했다"고 밝혔다.
유일호 대변인은 표결 직후 가진 국회 브리핑에서 검찰을 향해 "수사 당국은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해야 한다.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범죄 혐의에 대한 엄중한 처벌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석기 의원은 마녀사냥이라는 말로 사태를 물타기할 것이 아니라 결백하다면 숨지 말고 당당히 수사에 임해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도록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유 대변인은 "앞으로 이석기 의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겠지만 이 의원의 신분은 여전히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며 "혐의가 모두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19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지 않는다면 19대 국회 내내 의원 신분이 유지된다. 국민들은 이 의원이 국회의원의 고유 권한을 악용해 교묘한 내란 행위를 지속하는 것은 아닐지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의원자격 심사를 시사했다.
민주당은 압도적 찬성 결과에 대해 "국회와 국민이 느끼는 사건의 위중함이 잘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은 김한길 대표를 중심으로 이번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적 토론을 거쳐 합리적 결론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하는 어떠한 세력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며 "민주적 토론을 전제하되 일사불란한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정당정치의 기본을 확립해 나가는 당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제 국회는 이 논란에서 벗어나 국정원 개혁이라는 또 다른 국기문란 사건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실현해야 하는 정치적 절차에 돌입해야 할 때"라고 국정원 개혁을 강조했다.
한편,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해 "유신독재 시대의 상속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되살려낸 끔찍한 공안 정치에 민주주의와 정의가 질식사했다"며 "상상조차 쉽지 않은 대선 부정 선거라는 범죄 앞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어깨 걸고 맞섰던 야권 진영이 다시 노골적인 협박 앞에 백기를 들고 무릎 꿇었다"고 반발했다.
이어 "모든 것이 야권을 분열시키고 진보정치를 말살하며 영구집권을 꾀하려는 새누리당과 박근혜정권의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며 "진보당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 정당해산 소동 등이 뒤따르고 있다. 진보당 대 국정원, 정확하게 진보당 대 박근헤의 싸움은 이제부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