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하소연, 까다로운 대출심사·꺾기 등 애로사항
국민銀 '최다', 경남銀 '최대'…국책은행도 예외 없어
대출 승인 등을 빌미로 구속성 상품에 가입할 것은 권유하는 이른바 '꺾기'가 여전히 은행권에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국책은행과 특수은행까지도 이 같은 관행을 자행한 것으로 나타나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조원진 의원(새누리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총 2910건의 구속성 예금이 은행권에서 적발됐다. 금액으로는 576억7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또 지난해 12월 중소기업 중앙회가 실시한 '중소기업 금융이용 애로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들은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높은 대출금리'와 '까다로운 대출심사'와 함께 '예·적금 가입요구(꺾기)'라고 답하는 등 그 심각성은 익히 알려져있다.
특히 예·적금 가입요구는 지난해보다 3.4%포인트나 증가해 은행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조 의원의 지적.
그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기준으로 적발건수는 국민(604건), 경남(588건), SC(384건)은행 순으로 가장 많았고, 금액으로는 경남(187억원), 국민(135억원), 대구(70억원) 순이었다.
이 밖에 산업은행이 22억6900만원, 농협은행은 20억9300만원의 구속성 예금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은행의 경우 금액으로는 8억1300만원이지만 총 330건의 꺾기를 자행해 특수은행 중 최대 건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조원진 의원은 "(꺾기관행이) 국책은행과 특수은행까지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중소기업이 믿고 의지해야 할 곳이 과연 어디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금융기관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진행된 실적쌓기 경쟁이 중소기업들에겐 손톱 밑 가시이자 높은 문턱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비정상의 정상화가 화두인데, 이같이 불합리한 관행하에서 창조경제는 요원한 일"이라며 "중소기업들이 금융애로 없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당국의 관계자는 "꺾기의 경우 은행권의 오래된 불법행위이지만 갈수록 그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며 "예컨대 소비자가 구속성 상품에 가입하면서 그 댓가로 대출 우대금리를 받았다면 불법으로 분류하기 어려워진다"며 감독상의 한계를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