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는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숨통을 불어넣기 위해 생애최초로 주택을 취득한 경우 취득세를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비록 한시적이지만 몇 백에서 몇 천 만원의 취득세를 한 푼도 안내는 특혜(?)를 주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같은 파격적인 특혜를 받기 위해선 정부가 규정해놓은복잡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합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라고 해서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란 소리죠.
우선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취득세 면제조건의 핵심은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한 무주택 세대주 가운데 부부합산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경우로, 세대원 전부가 무주택이어야 합니다.
또 20세 이상 기혼 무주택 세대주의 배우자나 35세 이상의 단독 세대주, 세대원이지만 주택 취득일부터 60일 이내에 혼인에 따른 세대를 분가해 세대주 또는 배우자로 등록 예정된 자 등 그 대상도 세밀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취득세 면제 혜택을 받으려는 이들은 자신이 정확히 대상에 해당하는 지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사례가 바로 불과 며칠 차이로 조건을 맞추지 못해 울분을 삼켜야 했던 A씨의 이야기입니다. 과연 A씨에겐 어떤 억울한 사연이 있었을까요.
□ "일주일만 빨리 등록했어도…" = A씨는 지난 4월29일 아파트를 취득했고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주택유상거래로 인한 1주택자 취득세 감면을 신청, 과세관청으로부터 취득세의 75%를 감면받았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주택구입 후 불과 10여일이 지난 5월10일, 정부가 서민주거안정 및 주택거래활성화 등을 위해 생애최초 주택 취득에 대한 취득세의 면제규정을 신설했고, 4월1일 이후 거래분부터 소급 적용토록 규정했습니다.
이에 A씨는 두 차례에 걸쳐 담당 세무공무원과 전화 상담을 했고 7월3일, 혼인을 함에 따라 세대를 분가해 주민등록표상의 새로운 세대주로 등록됐습니다.
당연히 이미 낸 세금을 환급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A씨.
하지만 문제는 작은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혼인에 따른 세대 분가 후 바로 취득세 환급 신청을 했지만 환급은 커녕 "4월29일 아파트 취득 후 60일이 경과한 후 세대를 분가해 A씨는 취득세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과세관청의 답변이 날아온 것입니다.
일주일만 일찍 세대 분가 등록을 했다면 취득세를 면제 받을 수 있었던 A씨는 "그동안 세무공무원과 상담을 진행하면서 60일 이내에 세대분가 등록을 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며 조세심판원을 찾았습니다.
□ "담당공무원한테 못 들었다" vs "안내문, 꼼꼼히 살피지 않은 잘못" = A씨는 "담당 세무공무원과 전화상담시 아파트 취득일인 4월29일부터 60일 이내에 혼인에 따른 세대를 분가해 주민등록표상의 새로운 세대주로 등록하여야 한다는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세관청이 우편통지한 안내문의 취득세 감면 신청기간인 7월9일까지 혼인신고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 7월3일 세대주로 등록했다는 것이 A씨의 설명.
A씨는 "그렇기 때문에 아파트 취득일로부터 60일이 경과해 세대주로 등록되었다는 이유로 생애최초 주택구입에 따른 취득세 감면대상에 해당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아 과세관청이 경정청구를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은 A씨의 꼼꼼하지 못함을 탓 했습니다. A씨가 생애최초 주택 취득세 감면 안내문을 성실히 살펴보았다면 유예기간 내 충분히 혼인에 따른 세대분가 후 주민등록표상 세대주로 등록할 수 있었다는 것.
과세관청은 이어 "취득세는 납세의무자가 신고·납부하는 세목으로 지방세 감면신청에 대한 담당공무원의 안내는 의무사항이 아니라 일반적인 상담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과세관청의 공적인 견해표명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파트 취득일인 4월29일부터 60일이 경과한 7월3일 주민등록표상 세대주로 등록한 이상, A씨는 생애최초 주택 취득에 대한 취득세 감면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 심판원, "안내 못 받았다고? 유예기간 경과됐다" = 관련법령 및 사실관계 등을 종합한 심판원은 과세관청과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심판원은 "생애최초 주택 취득세 감면신청 안내문에 의하면, 그 대상자를 '만 20세이상 35세미만 미혼자 중 결혼예정(주택 취득일로부터 60일 이내 세대분가 후 혼인신고 및 세대주 등록예정인 자)'로 명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취득세는 납세의무자가 신고·납부하는 세목으로 지방세 감면신청에 대한 담당공무원의 안내는 의무사항이 아니라 일반적인 상담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과세관청의 공적인 견해표명으로 볼 수 없다"며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또한 "설령, A씨 담당공무원의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해 유예기간을 경과, 혼인에 따른 새로운 세대주로 등록됐다 하더라도 아파트 취득일로부터 60일이 경과한 이상 생애최초 주택 취득에 대한 취득세 면제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3지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