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증권 애널리스트, 공인회계사, 병원장 등 상류층 인사들과 재경부 공무원 등이 기업사냥꾼과 손잡고 코스닥기업의 주가를 조작한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김필규 부장검사)는 22일 사채 등을 동원, 코스닥기업 한빛네트를 인수한 뒤 공인회계사, 유명 애널리스트 등과 공모해 주가를 조작하고 회삿돈 45억원을 횡령한 기업사냥꾼 일당을 적발, 한빛네트 대표 강모(36)씨를 특경가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달아난 한빛네트 실소유주 우모(37)씨를 기소중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과 공모해 주가조작에 가담한 세력을 적발, 이들 중 유명 애널리스트 윤모(42)씨와 재경부 국세심판원 세무주사 김모(38)씨 등 4명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공인회계사 조모(38)씨, 병원장 조모(44)씨 등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재작년 11월 한빛네트를 인수한 우씨와 강씨는 작년 1월 가장납입을 통해 회사주식 38억원 상당을 발행한 뒤 일반인에 매도, 인수대금 변제 등에 사용하고 작년 6월에는 회사 유상증자로 납입된 7억원을 사채변제 등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범인 우씨는 작년 1월 실시된 회사 유상증자를 앞둔 시점인 재작년 10~12월 시세보다 높은 공모가를 형성하고, 시세차익을 얻어 회사 인수자금으로 쓰기 위해 애널리스트 윤씨와 재경부 공무원 김씨, 증권정보사이트 전무 정모씨 등과 공모, 회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주가조작 과정에서 윤씨는 증권사 직원들을 동원해 시세조종을 총괄하고, 정씨는 시세조종에 사용될 자금과 운용계좌 모집을, 김씨는 회사에 10억원을 투자하고 시세조종 주문을 맡는 등 각각 역할을 분담, 2개월 사이에 주가를 870원에서 3천850원으로 상승시킴으로써 합계 7억2천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세무공무원인 김씨는 업무상 알고 지내던 정씨를 통해 주범 우씨를 소개받고 친척 등으로부터 조달한 10억원을 주가조작 자금 등 명목으로 투자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씨는 또 근무시간 중에 사무실에서 시세조종을 위한 매매주문을 직접 내는가 하면 주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정황이 파악되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한편 검찰은 유명 폭력조직 부두목급인 강모(47)씨가 시세조종 자금을 대는 등 한빛네트 주가조작에 개입한 정황을 확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 강씨 개입부분을 이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시세조종에 가담한 세무공무원, 의사, 회계사 등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단순히 증권계좌와 자금을 의탁하는데 그치지 않고 전문 작전세력과 결탁해 시세조종 주문을 직접 내고 차익을 챙겼으며, 일부는 적발된 작전세력에게 변호사 선임과 금전 지원을 약속하며 자신들의 가담사실을 숨겨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