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큰맘 먹고 가입한 펀드에서 지속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자 환매를 결심했다.
증권사 직원이 '원금만은 보전해주겠다'는 각서까지 작성하면서 만류하자 A씨는 환매를 보류했지만, 1년 뒤 원금의 대부분이 손실되는 일을 겪게 된다.
이에 분개한 A씨는 직원이 건네준 각서를 들고 법률대행인을 찾아갔지만, 현행법상 각서가 가지는 효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안내만이 돌아올 뿐이었다.
최근 증권사들이 수익보장에 관한 약정을 제공하며 관련 분쟁이 발생하자 금융당국이 이에 대한 안내에 나섰다.
23일 금융감독원은 소비자가 법률지식의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사례로 증권사의 수익보장 약정을 선정해 유의사항을 전달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수익보장이나 손실보전 약정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원천적으로 무효이다.
자본시장법 및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이 같은 약정은 엄격히 금지되며, 사법적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 뿐 만 아니라 고객은 증권사 임직원에게 약정한 내용대로 수익보장 또는 손실을 보전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없다.(대법원 2000다56952)
다만 수익보장 약정이 부당한 권유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할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
예컨대 증권사 직원이 허위사실을 제공하거나 상품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이 미흡한 경우 '불완전 판매'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부 책임을 지울 수 있다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투자자는 자기책임의 원칙에 따라 위험성 판단을 검토해서 투자를 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다만 손실을 보전해 준다는 약정자체는 무효지만, 증권사의 부실 판매에 대한 위법행위는 별도로 과실상계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증권사의 부당권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더라도 투자자가 직원의 말과 각서만 믿고 투자위험성 등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경우, 그 과실을 감안해 손해배상책임이 상당부분 제한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