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당사법인의 대주주가 주식의 시가와 다른 비율로 합병하여 얻은 합병차익이 3억원 이상이면 세법상 증여로 과세한다. 그러나 3자 이상의 다자간 합병에서 과세 여부는 개별 당사자 별로 3억원 이상인지 따져 보아야 한다.
대법원은 ‘주가가 과대평가된 2개 이상의 합병당사법인에 관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대주주가 그 합병으로 얻은 이익의 합산액이 3억 원 이상이더라도 합병 당사법인 별로 계산한 대주주 합병차익이 3억 원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그 3억 원에 미달하는 합병당사법인의 대주주 합병차익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甲은 각기 건자재 사업부문을 운영하고 있었던 A, B, C 회사의 대주주이다. 이들 회사는 2003년 12월 30일 B회사와 C회사의 각 건자재 사업부문을 분할하여 A 회사와 합병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분할합병 시 B회사 주식과 C회사 주식이 시가에 비하여 각각 5%와 1.7% 정도 과소평가된 가액으로 합병비율이 정하여졌다.
과세관청은 B회사 주식이 상당히 과소평가되어 A회사와 C회사 주주들이 ‘적정한 합병 비율에 따라 분할합병이 이루어졌다면 받을 수 있었던 주식 수’보다 많은 주식을 교부 받아 세법상 증여이익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에 따라 과세관청은 甲이 분할합병과정에서 A회사 주주로서 11억 원, C회사 주주로서 2억 원의 이익을 각 분여 받았다고 보았다. 과세관청은 2009년 6월 11일 약 6억여 원의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세법은 합병을 통하여 대주주가 ‘3억 원 이상의 차익’을 얻은 경우 증여로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자간 합병인 위 사례에서 3억 원 이상의 차익을 합병거래 전체 또는 각 합병당사법인 별로 나누어 판단하여야 하는 지가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주가가 과대평가된 합병당사법인 별로 대주주가 얻은 이익에 대하여 판단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여, 甲이 C회사 주주로서 얻은 2억 원의 이익 부분은 과세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보았다.
이 사건에 직접 적용되는 과세요건 규정에는 ‘3억 원 이상의 차익’을 계산함에 있어서 합산을 적용하거나 배제하도록 하는 규정은 없다. 세법에서는 합병당사법인의 주주가 소유한 주식의 가치가 불공정합병으로 30% 이상 변동되거나 합병으로 얻은 이익이 3억원 이상인 경우에 증여로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합병당사법인의 주식가치가 합병으로 30% 이상 변동하였는지 여부는 합병전 회사의 주식가치와 합병후 회사의 주식가치를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즉, 2개 회사의 주식가치를 비교하여 증여세 과세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므로, 합병으로 얻은 이익이 3억 원 이상인지 여부도 합병당사법인별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양자 간 순차합병을 할 경우에는 각각의 합병 과정에서 얻은 이익이 각각 3억 원이 되지 않는다면 과세가 되지 않을 것인데, 동일한 규모의 이익을 다자간 동시합병을 통하여 얻었다고 하여 과세가 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합병 차익 산정 시에는 합병비율 산정 시점인 합병계약일과 합병등기일 간에 주가 변동이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주식 변동 폭이 크지 않은 경우까지 증여세가 일률적으로 과세되는 경우의 문제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실제 주식 평가 과정에서의 사소한 실수로 당초 합병당사회사들의 의도와 달리 합병차익이 발생하게 되어 합병을 통한 이익 증여의 의도가 없었던 경우까지 사후적으로 증여세가 과세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이러한 오류 발생의 가능성은 수 개의 법인이 동시에 분할합병하는 경우에 더욱 발생하기 쉽다.
대법원은 3억 원이라는 과세요건을 일정 규모 이상의 이익을 얻은 경우에만 증여세를 부과하여야 한다는 일종의 과세권 제한 규정으로 해석하는 입장을 확인하였다. 분할합병 시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1두18427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