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통합신당 추진으로 '일대일' 구도가 형성됨에 따라 치열한 선거전에 대비하면서도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이익도 기대하고 있다.
통합신당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선거에서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기초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만 기호 1번을 배정받고 통합신당 성향의 후보는 정당기호를 부여받지 못한 채 무소속으로 난립하게 되면 새누리당 후보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는 게 새누리당의 기대감이다.
새누리당은 대선 공약 폐기에 대한 여론 악화를 우려해 이런 기대감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내심 선거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후보 인지도가 높지 않은 기초 선거에서는 정당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면서 "새누리당만 기호 1번을 달고 나가고 제1 야당이 기호를 배정받지 못할 경우 매우 유리하다"고 말했다.
요컨대 새누리당을 비롯한 기존 정당 후보들이 우선 기호 배정을 받고난 뒤 무소속 후보들끼리 추첨으로 기호를 정하기 때문에 통합신당 성향의 후보들은 후순위로 밀려 투표용지에서 유권자의 눈길을 끄는데 불리하다는 얘기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정당의 당원인 사람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경우 당적을 정리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또 기초의원 후보를 공천하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득표율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단위의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는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같은 기호의 후보를 잇따라 선택하는 '줄투표'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초의원 선거에서 여권표가 응집하고 야권 표는 분산되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여당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0년 서울 25개 구청장 자리 중 불과 4개만 건지는 것을 포함해 수도권에서 완패하다시피 했던 새누리당은 이번에 설욕을 기대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여당 우세 지역이면서도 노조 결속이 강한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어 야당에 고전했던 울산, 창원, 당진에서도 한결 수월하게 선거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런 바람대로 풀뿌리 정치인 기초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탄탄한 하부 조직을 기반으로 오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서도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통합 야당이 대선공약 폐기를 전면에 내세워 여당을 공격하고 이런 주장이 여론의 지지를 얻게되면 새누리당으로선 득표율 제고는커녕 역풍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