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한은 별관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향후 정책운용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내부경영 부작용 드러낸 조치 조속히 개선키로
시장과의 소통 강조…예측 가능한 정책운용 약속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일성을 통해 김중수 전 총재와 차별점을 부각시켜 눈길을 끌었다.
그간 진행된 다양한 개혁조치 중 부작용을 드러낸 부분에 대해서는 조속히 개선을 서두르겠다고 밝힌 뒤 한은이 그간 시장과의 소통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운용을 약속한 것.
1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별관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내부경영 부문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개혁조치 가운데 긍정적인 면은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도입 취지와 달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을 드러낸 조치가 있다면 조속히 개선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를 위한 작업에 곧바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김중수 전 총재에 따라 붙었던 불통의 이미지를 떼어 내기 위한 소신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핵심은 경제주체의 기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데 있다"며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 운용과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책효과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중수식(式) 능력중심의 파격인사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인사와 관련 "오랜기간 쌓아 온 실적과 평판이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며 "이러한 인사원칙으로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성과 개방성도 꾸준히 추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외부 시각에서 본 한은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년의 시간은 제가 한은을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한은에 대한 외부 평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며 "어느 조직이든 다른 조직과 구분되는 사고와 행동유형을 갖기 마련인데 밖에서 볼 때는 이러한 것이 환경변화를 애써 외면하는 조직 이기주의의 한 형태로 비쳐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고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과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한은 구성원들의 각성과 변화를 주문했다.
한은의 역할 재정립에 대해서도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
이 총재는 "현행 통화정책 운영체계가 물가안정 뿐 아니라 금융안정과 성장 또한 조화롭게 추구하라는 국민의 시대적 요구를 담아낼 수 있을지 깊이 연구해야 하겠다"며 "한은의 역할 변화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포용하기 위해 정책목표나 정책수단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진지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한은은 보다 발전된 중앙은행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