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주가조작에 연루된 애널리스트들이 검찰 수사를 면했다. 그러나 금융 당국 및 내부의 징계는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 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실적 정보 유출과 미공개 정보 이용으로 검찰에 고발된 CJ E&M 직원, 증권사 애널리스트 중 일부는 가벼운 내부 징계에 그칠 전망이다.
CJ E&M은 CJ그룹의 자회사로 방송, 엔터테인먼트, 영화제작에 참여하는 코스닥 상장사. 지난해 10월 재무 정보를 공시하기 직전 담당 애널리스트들에게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사실을 미리 알려 기관투자자(자산운용사)가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고 형사처분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정보 유출자와 1차 수령자를 처벌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CJ E&M 직원과 애널리스트들만 법적 처벌을 받게 된 셈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106만주(株)를 매도,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회피했으나 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 매도 금액은 약 357억에 달했다.
정보를 유출한 CJ E&M 직원과 애널리스트들은 검찰에 고발됐고, 이들 애널리스트가 소속된 4개 증권사는 '기관 경고, 기관 주의' 조치가 내려졌다.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KB투자증권이다.
기관 경고를 받은 증권사는 향후 3개월 동안 신규 영업을 할 수 없다. 애널리스트의 경우 우리투자증권 6개월 감봉 및 부서 이동, 한국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KB투자증권은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
이들 증권사 중 한 곳의 관계자는 "펀드매니저에게 주식 매도를 권유한 경우와 권유하지 않은 경우의 사이에 징계의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정직은 규정상 일시적인 것이라도 애널리스트 평판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를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며 "당초 검찰 수사를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행한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 애널리스트로서의 인생을 생각할 때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사건에서 처벌을 모면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도 향후 법적 제약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 국회 정무위원회는 미공개 정보의 2차 수령자도 책임을 지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 국회에 계류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