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대부분 증가...이익 급락 적자 전환
건설업계의 장기침체 그늘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상장 건설사들도 그랬지만 비상장 건설사들에게 지난 2013년은 유래없이 힘겨운 한해로 기록될 것 같다. 매출은 그나마 상승세를 보였지만 경영의 최종 성과를 나타내는 이익은 크게 하락해 적자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도급순위 10대 건설사중 시장에 상장하지 않은 포스코건설, SK건설, 롯데건설, 한화건설 등 4개사가 지난달 31일 마감기한에 임박해 경영실적을 공시했다.
비상장 빅4의 회사당 평균매출은 3년전 5.1조원에서 작년 6.4조원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2년 다소 증가하다가 지난해 218%나 하락해 결국 적자로 돌아 서고 말았다.
상장 건설사인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94%나 감소해 경영이 어려워 졌는데 비상장사의 경우는 더욱 혹독한 한해를 보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주요 비상장 건설사 평균 영업실적 (조원, 억원)
* 대상회사 : 포스코건설, SK건설, 롯데건설, 한화건설 자료 : 각사 사업보고서
대형 비상장사들의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이유는 SK건설이 지난해 4930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냈고 롯데건설도 164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이익을 기록한 포스코건설과 한화건설도 2012년과 비교하면 절반밖에 이익을 내지 못했다.
주요 비상장 건설사 순이익 (억원)
자료 : 각사 사업보고서
■ 비영업 부문 손실 확대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차이 커
회사들의 올해 영업실적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영업외 비용이 크게 증가한 부분이다.
시장환경이 좋지않을 경우 매출이 위축돼 영업이익부터 실적이 나쁘게 나타나는데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롯데건설, 한화건설 모두가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좋아졌거나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데 영업외 부분에서 전년에 볼 수 없던 비용이 크게 증가해 순이익이 급격히 나빠졌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영업이익은 4484억원을 기록해 2012년 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외 부분에서 금융비용이 3571억원 발생했고 정확한 내역을 알 수 없는 기타영업외 비용이 1720억원 발생해 결국 순이익이 2012년의 절반으로 줄어 들었다.
롯데건설도 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영업외 부분에서 기타 대손상각비가 1219억원, 장기투자증권감액손실 647억원 등으로 1644억원의 손실이 나고 말았다. 그나마 법인세가 1169억원 전입돼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
한화건설도 영업이익은 705억원인 반면 영업외 부분의 기타수익이 2315억원, 기타비용이 1769억원으로 영업외 부분의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관계자는 "장기침체로 그동안 쌓여 있던 부실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영업외 비용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언론 등에 주로 매출과 영업이익만 노출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영업관련 비용이지만 영업외 비용으로 처리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재무구조도 더욱 악화...올해 전망도 불투명
영업실적이 악회되다 보니 재무구조도 나빠졌다. 포스코건설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사는 모두 차입금 등 부채가 늘어나 부채비율 증가 등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특히 493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SK건설의 경우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4883억원 늘렸는데도 영업손실로 인해 자기자본이 줄어 들고 차입금은 3947억원 늘어나 부채비율이 300%가 넘어가는 등 재무구조가 급속히 악화됐다.
이밖에도 회사들마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증가해 향후 자금부족과 부실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국내 주택경기도 올초 살아나는 듯하다 다시 침체로 빠져들어 올해도 회복전망이 불투명하다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작년 하반기와 올해 들어와 이라크, 쿠웨이트 등 해외 건설시장에서 우량수주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실의 주원인이었던 저가수주 경쟁이 사라지고 우리 건설사끼리 협력해 대형수주를 따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업계전체가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또 이전에 따낸 수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착수돼 매출과 이익으로 실현되는 프로젝트도 있고 작년 하반기 이후 따낸 수주들은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희망을 갖게 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10조원에 달하는 이라크 신도시의 경우 워낙 공사가 크다보니 작년까지는 현장정리, 근로자 숙소 건설 등 준비작업이 필요했다"며 "작년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올해 부터는 공사가 본격 착수되므로 매출과 이익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