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제조업체와 통신사가 수익증대효과 누려
한 조사기관이 지난 1월 1095명의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교체 주기 설문조사에 의하면 평균 2년 내외인 것으로 나타나 모바일 기기의 과소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년~3년인 통신사의 약정구매 기관과 대체적으로 일치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이 가계에서 차지하는 통신비 상승의 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단순한 인터넷 검색이나 SNS 사용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최신·최고급 사양의 기기를 고집하고 있다.
지난 2011년 4월 출시된 갤럭시S2는 지금은 구식이 되어 손에든 사용자들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1.2GHz(기가헤르츠) 엑시노스4210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DDR2 1GB(기가바이트)램, 내장메모리 16GB를 장착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S5는 2.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2GB DDR3 램에 내장메모리 16GB를 갖췄다. 두 기기의 성능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큰 차이가 나지만 실제 인터넷 검색이나 SNS를 사용하는 데는 그만큼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최신·최고 사양의 스마트폰을 찾는 데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문제점과 제조사의 제조이윤, 그리고 통신사의 통신비 바가지 씌우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우선 안드로이드 주 버전의 잦은 업그레이드와 기기별, 국가별, 통신사별로 제각각 실시되는 업데이트에 따른 시스템의 파편화로 이전 기기들을 새로운 운영체제에 적용하는데 한계를 가진다는 것이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인 믹스채널의 최근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9월부터 배포된 iOS7의 채택률은 90%이다. 반면 안드로이드의 경우 불과 한달 늦게 발표된 안드로이드4.4 킷캣은 8%만이 업데이트를 마쳤다.
이같은 현상은 새로운 기능과 더 빠른 스마트폰 사용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제조사의 새 버전 업데이트 일정을 무한정 기다리거나 새로운 기기를 구입해야만 하는 환경 때문이다.
반면 애플의 경우에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지난 11일 발표된 최신의 iOS7.1은 아이폰5S뿐 만 아니라 2010년 6월에 공개된 아이폰4까지도 지원되어 낡은 기기로도 신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들은 애플과 다른 정책을 구사하며 이익을 향유하고 있다. OS의 업데이트 일정이 늦춰져 기기의 교체수요를 기대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선 새로운 기기의 구입을 유도하는 효과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안드로이드의 파편화에 따라 더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가 필요하게 된다. 내부저장용량이 8GB인 아이폰5C는 만들 수 있지만 갤럭시S5는 그만한 용량으로는 만들 수 없다. 결국 고 사양의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고 높아진 사양에 비해 가격은 더욱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모바일 과소비로 가장 득을 많이 보는 곳은 통신사들이다. 통신사들은 새로운 기기가 나올 때마다 당국의 강력한 규제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보조금을 쏟아 부으며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린다.
신촌의 한 통신 대리점 사장은 “비록 많은 보조금을 쏟아 붓지만 새로 유입되는 고객들에게 보다 높은 등급의 요금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통신사들이 손해 보는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통신사들의 실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가입자당 평균 수익을 의미하는 ARPU를 보면 지난 2012년 1분기 3사 평균 3만2967원이었지만 2012년 4분기에는 3만5399원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3만8039원까지 올라갔다.
다시 말해 새로운 기기로 교체하면서 통신요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2G에서 3G로 또 LTE에서 LTE-A 요금제를 적용함에 따라 평균수익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