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원인으로 선사 측의 무리한 운항, 과적, 증축 등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의 구조 매뉴얼 부재가 화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세월호 침몰 초기에 사고 해역의 빠른 조류와 20㎝에 머문 수중시야, 감압 등의 이유로 구조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막상 구조 작업이 시작되자 잠수사들은 산소통을 등에 지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스쿠버 장비를 활용했다. 그러나 스쿠버 장비는 작업시간이 20분 내외로 짧기 때문에 빠른 구조를 방해했다.
당시 호스로 공기를 주입해 1시간 가량의 작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표면공급식 잠수(SSDS, 일명 머구리)가 활용됐다면 보다 신속한 수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적절한 초기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채 떠 있던 세월호는 침몰 사고 발생 3일째인 18일 오후 12시 30분쯤 완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정부는 이날 오전 3척의 해양 크레인이 사고 해역에 도착했으나 구조작업을 우선해야 한다는 이유로 투입하지 않았다.
또한 세월호 완전 침수 직전 부력 유지를 위해 해군이 부착한 리프트백도 무용지물이기는 마찬가지. 이때라도 크레인을 동원해 선체를 들어올렸다면 구조 작업이 훨씬 활기를 띠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구조대가 배 안에 찬 물을 조금씩 제거하면서 선체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수중 시야 대처도 아쉬움이 크다. 고속도로 공사 구간에 설치하는 유도등을 구조 초기부터 끌고 들어가고, 바지선에 발전기를 설치했다면 구조 작업은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세월호 침몰 사고 닷새째인 지난 20일에야 구조 작업을 쉽게 하는 바지선을 투입했고 등불을 밝히기 위한 오징어잡이 어선을 동원했다. 그나마 실종자 가족들의 강력한 요청에 의한 것이어서 빈축을 샀다.
정부는 세월호 구조 작업에 수백 명의 인원과 다수의 선박, 항공기 등을 동원했음에도 기본적인 구조 매뉴얼 미흡으로 "무능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세월호 침몰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수색 성과가 나오지 않자 뒤늦게 구조 방법을 다양화하는 등 허둥대는 당국의 모습에 전 국민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