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유임이 유력하게 거론됐던 이전환 국세청 차장이 돌연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세청 1급 고위직 라인업에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인사수요는 한 자리에 불과하지만 차장 직위가 '차기 국세청장' 유력주자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상징성을 가진 자리라는 점에서 인사결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차장의 사의표명 배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국세청의 오랜 인사관행을 감안하면 통상 이달 초 사직서를 제출했어야 하지만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고 국세청 안팎에서는 현 투톱체제(김덕중-이전환)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이 차장이 사의를 표명한 시점은 지난 주 초를 전후한 시기였던 것으로 알려진 상태. 지난 4월 부임한 이후 1년2개월여 동안 격무에 시달리면서 건강 등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 새로운 국세청 2인자, 누가 될까 = 국세청 2인자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후임 차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고 있다. 당장 이 자리에 앉혀도 손색이 없는 후보자들이 상당수다.
가장 앞선에 거론할 만한 인물은 임환수 서울지방국세청장이다.
행정고시 28회 출신인 임 서울국세청장은 지난해 8월 현 직위에 임명, 2달 뒤면 재임 1년이 되기 때문에 자리이동에 대한 부담감이 덜 하다.
일부 예외적인 케이스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국세청이 통상 서울국세청장에서 차장으로 이동하는 인사루트를 활용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임 서울국세청장과 행정고시 동기인 김연근 부산지방국세청장도 빼 놓을 수 없는 후보.
주로 조사라인에서 경력을 쌓은 임 서울국세청장과 달리 조사국은 물론, 국세청 총무과장(현 운영지원과장)과 본청 개인납세국장, 징세법무국장, 국제조세관리관 등 본청 주요 국장직을 두루 섭렵해 차장 보직에 적합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TK(임환수-경북 의성, 김연근-경북 상주) 출신이지만 국세청장이 타 지역(충청)인데다, 이들의 이동으로 공석이 되는 자리를 지역안배를 통해 균형을 맞추면 되기 때문에 출신지역에 따른 걸림돌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만약 임 서울국세청장이 차장으로 이동할 경우 김 부산국세청장이 서울국세청장으로 이동, 차기를 놓고 '경쟁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고시 출신(8급 특채)인 김재웅 본청 전산정보관리관의 전격적인 발탁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김 관리관이 1958년 출생자로 명예퇴직 시점까지 여유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재풀의 빠른 소진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조절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설득력을 더 얻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인사 단행 시점도 관건이다. 국세청은 6월말 인사를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하면서 1급 고위직 인사는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예퇴직으로 공석이 되는 자리(서울국세청 조사2국장, 중부국세청 조사2국장 등) 등에 대한 부분적 인사를 고려해 후보자 인사검증 등을 진행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세청 안팎에서는 이번 주 또는 내주 초를 전후해 부이사관 및 세무서장급 전보 인사만 단행하고 일정한 준비기간을 거쳐 국세청 차장을 포함한 1급 고위직 및 고위공무원 승진 및 전보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