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 증여의제 적용요건은?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서울시 성북구에 거주하는 박모씨가 제기한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박모씨는 명의수탁자들에게 명의신탁이 이루어진 것을 증여로 의제해 이미 증여세가 과세되었는데 상속자들이 명의개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주식을 타인 명의로 취득해 증여의제의 과세요건이 충족된 후 신탁자의 사망으로 상속인들이 주식을 포괄승계한 경우 상속인들은 신탁자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권리이전이나 행사에 새로운 명의개서를 요하는 것도 아니어서 상속으로 인해 상속인들과 피상속인의 명의수탁자 사이에 새로운 명의신탁행위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초 상속 이전에 이루어진 주식의 명의신탁을 이미 증여로 의제해 증여세를 부과한 사안에 대해서는 그 주식에 관해 상속이 이뤄졌다는 것만으로 가장행위에 의한 조세회피의 가능성이 생긴다거나 명의수탁자에게 외부적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명의자로서의 담세의 필요 내지 가치를 추가적으로 인정할 여지도 없어 증여의제 규정이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할 이유도 없다고 판결했다.
이유없는 명의신탁. 증여세 부과 타당
주식을 명의신탁한 특별한 이유가 없고 명의신탁의 결과로 조세부담 등의 의무에서 벗어나게 된 경우에는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A사의 유상증자분 주식을 2004년과 2005년에 1만주씩 아내 김씨의 명의로 인수했다.
이씨는 2007년에도 A사의 주식 3만 3000주와 자신이 운영하는 또다른 회사 B사의 주식 1만 1000주를 아내 김씨에게 명의신탁했다. 이들 주식은 이씨가 형과 누나의 이름으로 명의신탁했던 것을 부인 김씨 명의로 변경한 것이었다.
대법원은 "김씨의 경우 명의신탁의 특별한 이유가 보이지 않고 명의신탁에 따라 조세부담 등 의무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 만큼 조세회피 목적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증여세 부과는 적법하다"고 밝혔다.
명의신탁주식 실제소유자 확인제도
2001년 7월23일 이전에는 상법 규정에 따라 발기인이 3명(1996년 9월30일 이전은 7명) 이상일 경우에만 법인설립이 허용되어 부득이하게 친인척, 지인 등 다른 사람을 주주로 등재하는 명의신탁 사례가 상당히 많았다.
이처럼 명의신탁한 주식을 실제 소유자에게 환원하는 경우 관련 증빙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이를 입증하는데 많은 불편과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세무조사 등 종전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확인절차 없이 통일된 기준에 따라 납세자가 제출한 증빙서류와 국세청 내부자료 등을 활용하여 간소화된 절차에 따라 실제소유자를 확인해 줌으로써 납세자의 입증부담을 덜어주고 원활한 가업승계와 안정적인 기업경영 및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이다.
신청대상자는 주주명부에 다른 사람 명의로 등재한 명의신탁 주식을 실제소유자 명의로 환원하는 경우에 그 실제소유자에 한해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확인신청 대상자는 다음 4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 법인이 상법 개정 이전인 2001년 7월23일 이전에 설립된 경우
▶ 실명전환일 현재 중소기업(매출액 1000억원 미만 등)
▶ 실제소유자와 명의수탁자 모두 법인설립 당시 발기인으로서 명의신탁한 주식을 실소유자에게 환원하는 경우
▶ 실명전환하는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30억원 미만인 경우
실제소유자 확인신청 전에 가까운 세무서(재산세과)를 방문하여 신청대상자 요건 해당여부, 확인신청 방법 및 처리절차, 제출할 서류 등을 안내 받을 수 있다.
확인신청 신청인은 '명의신탁주식 실제소유자 확인신청서'와 당초 명의신탁 및 실제소유자 환원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갖추어 신청인의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