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이 표류하면서 시선이 쏠리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결단’에 대한 여야의 기싸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40일째 단식으로 병원에 이송된 '유민아빠' 김영오씨 대통령 면담을 놓고는 큰 입장차를 드러냈다.
야권은 22일 오전 김영오씨가 건강 악화로 급작스럽게 병원에 이송되자 박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권을 향해 "국회 입법권을 무시하는 것으로 헌법정신에 반하는 일"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건강 악화를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만나주면 단식을 중단하겠다는 유민아빠의 간절함에 이제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대통령이 답할 때"라고 압박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5월 19일 대국민담화에서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눈물 흘린 대통령이 아니냐. 지금 그 아이들의 아버지가 목숨 걸고 단식하는데 여기에 답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라며 "대통령은 유족의 여한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당 연찬회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유가족들 만나 불신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때"라며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의 방패 뒤에 숨는다고 세월호 참사의 책임과 불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유가족을 갈라치기한다거나 혹시 이 사태를 즐기고 있는 것이라면 정상적 국정운영을 바라는 집권당으로서의 자세는 분명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세월호 특별법은 대통령이 나설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을 지적하며 "참으로 기가 차고 참담한 노릇이다.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의 말이 맞는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수백 명 국민이 목숨을 잃은 대참사가 대통령이 나설 일이 아니라면 대체 대통령이 나서야 할 일은 무엇이란 말인가. 더욱이 유가족이 원하면 언제든지 만나겠다던 대통령이 아닌가"라며 "특별법도, 특검도 모든 것을 다 하겠다던 대통령이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박 대통령을 향해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양당이 국민과 유가족의 뜻을 온전히 받아 안지 못하는 지금,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우리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 최종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진정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대통령이기를 원한다면 지금 즉시 김영오씨를 만나야 한다"며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끝까지 세월호 특별법과 국민에 대한 대통령의 의무와 책임을 거부한다면 우리 국민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국민이기를 거부할 것이며 박근혜 정권은 거스를 수 없는 민심의 강한 열망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당 연찬회에서 "새정치연합이 대통령이 단식중인 김영오씨를 5분만 만나면 해결된다고 반복하는데 사실 여야 협상안이 타결됐는데 대통령에게 유가족을 만나라는 것은 김영오씨가 요구하는 특별법안을 받아달라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이어 "새정치연합은 재재협상은 없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자신의 협상안을 뒤집고 대통령에게 새로운 특별법을 만들어달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입법권이 있는 국회의 헌법정신에 명백히 반하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